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던 문자 전문이 공개됐다. 총선 직전 명품백 논란 관련 사과 의향을 밝혔던 것을 비롯해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갈등 중재 시도 및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압박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공개된 문자 전문에 따르면 김 여사는 4·10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15일에서 1월 25일 사이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당 대표 후보에게 다섯 번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히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명품백 수수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한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15일 첫 번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그는 두 번째 보낸 메시지에서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다. 죄송하다"고 자세를 한껏 낮췄다. 야당 주도로 통과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김 여사는 나흘 뒤인 19일 세 번째 메시지를 통해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며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송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재차 사과 의사를 밝혔다.
김 여사의 첫 연락 이후에도 비대위가 '김건희 리스크'를 지적하던 가운데 김경률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했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1월 23일에 네 번째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갈등설이 불거진 가운데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서로 만났고, 함께 KTX를 타고 상경하면서 극적 봉합이 된 것으로 알려졌던 날이다.
그는 "요 며칠 제가 댓글 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다"며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이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며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다시 한번 여러 가지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러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위원장의 답변이 없자 김 여사는 이틀 뒤인 25일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이관섭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는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마음이 상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을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며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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