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직원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모텔 주인에게 재판부가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모텔을 운영하며 직원 김모씨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45)씨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씨는 지난해 11월 12일 김씨가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올해 1월 11일 구속기소 됐다.
A씨로부터 모텔 주차장을 임차해 사용하던 조씨는 영등포 일대 재개발 문제로 A씨에게 앙심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적장애인인 김씨에게 "나는 네 아빠, 형으로서 너를 위하는 사람"이라며 자신과 유대감을 조성했고 "A씨가 너를 욕했다"며 둘 사이를 이간질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지난달 14일 살인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의 생명을 수단으로 삼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피고인은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김씨에게 직간접적으로 살인을 교사,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도구를 숨기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며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짓말하고 법정에서도 시종일관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김씨의 지적장애를 악용해 모텔에서 일을 시키면서도 임금은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얼마 되지 않는 장애인 수당도 김씨의 월세 명목으로 편취했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김씨를 이용해 본인의 이익을 위해 살해 범행 하도록 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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