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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최진 모빈 대표 "로봇이 당연한 시대 한 축이 될 것"

최진 모빈(MOBBIN) 대표
최진 모빈(MOBBIN) 대표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을 어떤 모습으로 바꿔놓을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물류 서비스의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4시간 신속한 배송이 주는 편리함의 이면에는 인력난과 현장의 과도한 업무로 인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CES 2024'에서 혁신상 수상

AI와 결합한 '로봇'은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존 모빌리티의 한계를 넘어 물류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올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모빈'(MOBINN)은 바퀴만으로 장애물을 극복하는 로봇을 내놨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최진 모빈 대표는 국내 최고의 대기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그룹 출신이다. 사내 벤처로 시작한 모빈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22년 12월 분사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분사하고 아직 2년이 채 안 됐지만 이전에도 2년가량 인큐베이팅(예비 창업) 과정을 거쳤다. 현대차에 파워트레인 분야 엔지니어로 입사를 했지만,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로봇과 관련해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며 "입사 후에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고 지금 팀원들과 함께 참여한 것을 계기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시장성, 사업성, 안전성 등을 평가받고 분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초창기에는 계단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로봇만을 고집했으나, 운송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제품 개발에 탄력을 받았다.

최 대표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기술 하나에 매몰됐던 것 같다. 로봇으로 구현하는 서비스와 사용자가 경험하는 편리함이 목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른 기능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단순히 계단을 오르는 로봇이 아닌, 물류 서비스 로봇인데 장애물 극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야간 물류배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주행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리조트 내 서비스 검증 시에는 고객들에게 문자를 전송하고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물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만족도가 높았다. 실용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 'CES 2024' 유레카관. 최진 모빈 대표가 혁신상을 수상한 로봇 배달로봇 'M3'을 시연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에 거점 마련

대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로봇 산업 전시회인 '로보월드'가 열린다는 소식에 별도의 부스도 없이 무작정 찾아가 통로 계단에서 제품을 시연했다. 당시 대구시 관계자들이 모빈에 관심을 보였고 소통을 이어온 결과 대구에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최 대표는 "로보월드에 정식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었는데 덕분에 이름도 알리고 특히 대구시와 처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대구에 오면 좋겠다'는 말이 인사치레일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찾아오셔서 지역 산업계에 대한 설명과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대구는 로봇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고 필요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했다.

모빈은 '모빌리티 혁명'(Mobility Innovation)의 약자로 지은 사명에 걸맞게 배송에 국한되지 않고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분사 이전에는 바다에 돌을 던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연못에 돌을 던지는 것 같다. 시장에 무언가 내놓으면 피드백을 빠르게 받는다. 단순히 신기한 기술을 보여주는 단계는 끝났다. 실용적인 제품을 단계적으로 선보이고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 대표는 "사업을 해보니 누구랑, 언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우선 좋은 팀원을 만났고 차별화된 로봇을 만들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 시점을 봐도 로봇·AI가 가장 각광받고 있다. 제대로 된 제품,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일상에 녹아드는 편리함'이다. 로봇이 두드러지지 않고 당연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은 분명하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모빈도 한 축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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