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당 대표 연임 도전,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18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직 연임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은 그 내용이 대선 후보 출정식(出征式)을 방불케 했다. 당 대표 출마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며,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전이나 다름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 "정치권의 당면 과제는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다.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민생에 천착(穿鑿)하지 못하고, 주야장천(晝夜長川) 정쟁으로 지새우는 데는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이 전 대표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한 '이재명 일극 체제 구축'에 공당(公黨)이 함몰돼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성남FC 배임·뇌물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돼 있다. 이런 이 대표를 지키느라 70년 전통의 민주 정당은 온데간데없고 '이재명 로펌'처럼 당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관계된 검사들을 대상으로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또 국회 국민청원이라는 명분으로 수사 및 재판 중인 사안 또는 일방적인 의혹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19일과 26일 열겠다고 밝혔다.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안 재의요구권을 15회나 행사한 것도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폭주(暴走)가 원인이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지난 이 전 대표 재임 1년 10개월은 방탄과 입법 폭주로 점철(點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당내 민주주의를 철저히 짓밟았다. 정부 여당과 협력이나 타협은 뒷전이고 오직 대(對)정부 정치 공세만 펼쳤다. 그 모든 일에 책임이 가장 큰 이 대표가 반성도, 쇄신(刷新)도, 책임도 없이 당 대표 연임에 나섰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1년 10개월간 보여준 비상식적이고, 반민주적인 일극(一極) 사당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당명(黨名)에 '민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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