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손갤러리가 타다시 카와마타의 개인전 '트리헛 앤 디스트럭션(TreeHut and Destruction)'을 선보이고 있다.
타다시 카와마타는 1953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으로 1979년 도쿄 예술 대학을 졸업하고 만 28세의 나이에 1982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 대표 작가로 참가했다. 1987년과 1992년 카셀 도큐멘타, 198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도 참가했으며, 1997년 파리 예배당에 의자를 쌓아 올린 설치 작품 '의자의 통로'로 유럽 미술계에 충격을 줬다.
2008년 도쿄 현대미술관, 2010년 퐁피두센터, 2016년 퐁피두 메츠에서 개인전을 갖는 등 유럽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가 중 한 명이며 파리 에꼴 드 보자르에서 교수로도 재직했다.
특히 그는 2012년 대구미술관 전시에서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작품에 '사과의 고장'이었던 대구의 특수성을 담아내고자 사과상자 8천여 개를 지역민들로부터 모아, 전시실과 미술관 외벽에 대형 설치 작품을 구현했던 것.
그로부터 12년 만에 대구를 다시 찾은 타다시 카와마타는 이번 전시에서 가로 9m의 나무 오두막(Tree Hut)을 비롯해 파괴(Destruction), 건축안(Building Plan), 풍경(Landscape) 등 자신의 예술 세계를 아우르는 평면 작업 시리즈들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는 목재와 재활용 재료를 활용한 건축적 구조의 설치 작품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나무를 작업의 주재료로 삼은 데 대해 "어느 지역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고, 다루기 쉬운 재료이기 때문"이라며 "전시하는 지역의 특성이 담긴 나무를 모아서 쓰는 것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고요한 숲 속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나무 오두막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1998년 처음 선보인 뒤 프랑스, 독일에서 전시한 바 있는 이 작품은 재건, 보호, 피난처의 의미를 담고 있다.
2층은 1층과 상반되는 느낌의 파괴 시리즈가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전쟁이나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해 파괴되고 황폐해진 모습이 거대한 작품으로 표현됐다.
이 작품의 기원은 2016년 퐁피두 메츠 센터에서 현장 제작했던 언더 더 워터(Under the water) 작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쓰나미가 일본을 강타했을 때 재해 지역에서 고난을 겪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지 고민한 끝에 등장한 작품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진 등 자연재해를 목도해왔고, 학생 때는 신문 속 폐허가 된 사진을 스크랩하는 취미도 있었죠. 역사의 이면이나 파괴의 잔해, 의도하지 않은 사고 등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것이 파괴 시리즈 작업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우손갤러리 관계자는 "보호, 피난처의 이미지인 나무 오두막과 상반된 이미지의 파괴 작품이 이번에 함께 전시돼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며 "타다시 카와마타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손갤러리는 10개월 간의 증축 공사를 거쳐 재개관했다. 기존 3층 건물이 4층으로 확장됐으며 본관 건물 옆에 별도의 수장고 공간도 확보했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이어지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053-427-7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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