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黨心)은 어디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으로 점화된 당권후보들 간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여론조사 등에선 '한동훈 1강(强) 체제'가 여전하지만, 김 여사 문자 논란을 계기로 친윤(친윤석열)계가 결집하는 모양새를 띠면서 과연 당원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먼저 현재까지 '1강 3약' 구도에 큰 변화는 없어보인다. 최근 YTN이 전국 18세 이상 남녀 2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밝힌 여론조사에서, 지지층 및 무당층이라고 응답한 1천74명 중 45%가 한 후보를 지지해 나머지 3명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여당의 한 당원도 "김 여사 문자 논란으로 한 후보가 잠시 주춤했지만, 큰 구도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 구도에 변화가 있으려면 원희룡, 나경원 후보 등이 월등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본인의 다음 노정에 도움이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와 달리 당 대표 선출권의 80%가 당원들에게 있고, 전통적으로 대통령과 당 대표의 협력적 관계를 선호하는 TK 등 영남 민심이 전체 당원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판세를 예단키 어렵다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이런 맥락에서 윤-한 갈등을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간 갈등에 비유하기도 한다. 당시 이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과 수차례 충돌하며 차별화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한 나머지, 김 전 대통령이 오히려 이 전 대표의 경쟁자이던 이인제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이 됐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에서 멀어졌고, 정권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여당 한 초선의원은 "김영삼-이회창 사례는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가져가지 못하면 당 대표는 물론 당에도 큰 어려움이 닥친다는 교훈을 상기시킨다"며 "특히 TK 등 영남 당심은 이런 경향이 더욱 큰 만큼 차기 당 대표로 당정 갈등 여부에 더욱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60대 책임당원은 "한 후보 스스로 몇 번이나 '윤석열 정부 성공을 바란다'고 외치지만,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에선 그걸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심정이고, 한 후보 당선 후 당이 쪼개질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우려했다.
대구의 또다른 여당 지지자는 "한 후보가 과반을 넘지 못하고 결선 투표로 넘어갈 경우, 한 후보 당선 가능성이 현격히 낮아질 것이라고들 얘기하지 않느냐"며 "특히 12일 대구에서 열리는 합동토론회를 계기로 '풍향'이 바뀌지 않을까 보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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