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朴 전 대통령 탄핵' 상기…"탄핵만은 절대 막겠다"

후보들 '보수 심장' 당원 공약…'野 탄핵 시도 막고, 당정 밀착' 강조
원희룡 "대통령과 척지면 모두 망해" 나경원 "탄핵, 헌정사상 가장 불행한 일"
윤상현 "朴 대통령 탄핵 위기, 당 지켰다" 한동훈 "폭풍 불 때 앞장서겠다"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왼쪽부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훈·원희룡·윤상현·나경원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에 맞서 정권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대구경북 당원들에게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잇따라 상기시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이전 토론회 등에서 불거졌던 각종 의혹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원희룡 후보는 "지난 총선 참패로 우리는 탄핵 열차 앞에 다시 섰다"며 "누군가는 인생 '화양연화(꽃 같은 모습으로 빛나던 시절)이었겠지만 우리는 모두 지옥을 겪었다. 다시는, 탄핵은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탄핵만은 막으라고 108석을 줬다"며 "분열하지 말고 탄핵만은 절대로 막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후보의 '채 상병 특검 수용론'을 겨냥해서는 "민주당 탄핵 열차는 벌써 출발했는데, 바보같이 아직도 채 상병 특검법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이 뭐겠나. 뭐라도 걸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누군가는 108석으로 어떻게 탄핵을 막냐고 한다"며 "왜 못 막나? 의원들 모두가 의원직을 버릴, '사즉생'의 각오로 뭉쳐 싸우면 국민이 지켜줄 것 아니겠나"고 했다.

이어 "집권여당은 대통령과 척지는 순간 망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당시 당 대표와 충돌하다 탄핵으로 우리 모두 망해보지 않았나. 또 당해서는 안 된다. 무도한 야당의 탄핵 열차, 그게 특검이 됐든 법안이 됐든 우리가 만든 대통령, 우리가 등 떠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당 대표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당을 잘 알고 경험이 많아야 한다. 소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당원들이 25년간 키워주신 제가 앞장서서 온몸을 던져 거대 야당의 탄핵으로부터 우리 당과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원활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한 후보와 차이를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후보는 "야당이 추진하는 검찰 탄핵과 특검의 꿍꿍이는 탄핵 하나다. 탄핵은 대한민국 헌정사항 가장 불행한 일이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후보와 김건희 여사 사이의 '문자 읽씹 논란'과 관련해 "자기 살자고 당무 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이런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분들이 있다"며 "그게 당무 개입인가? 그들이 바로 이 말을 주시하고 있다. 그런 후보가 되면 당정이 파탄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다른 의원들과 달리 당에 남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여러분이 손가락질 당하고 핍박받을 때 누가 여러분 곁에 있었나?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당이 위기에 있고, 우파가 분열될 때 누가 여러분 곁에 있었나?"라고 물으면서 "보수 대통령 바로 세우기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 박 대통령 명예를 회복시키고 과거의 역사, 우리 보수 대통령이 올바른 평가를 받도록 나서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후보는 지난 총선 때 경산에서 조지연 의원이 4선의 최경환 후보를 이긴 성과를 언급하면서 "조 의원 같은 새로운 정치인을 보수가 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기간 박 전 대통령과 면담에서 목 관리 방법이나 영양 보충 방법 등 조언을 들었다며 "역시 큰 분이었다. (박 전 대통령처럼) 큰마음을 가지고 큰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 드린다"고 했다.

한 후보는 '폭풍이 지나간 들녘에 핀 한 송이 꽃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인용해 "폭풍이 지나기를 기다리지 않겠다. 폭풍이 불어올 때 여러분을 위해서 앞장서서 우산이 되고 방패가 되고 창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향후 민주당의 탄핵 정국 조성에 맞서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공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 지도부도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시도에 대해 당원의 결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이 탄핵청문회라는, 듣도 보도 못한 위헌 절차로 당원인 대통령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뽑은 윤 대통령을 탄핵까지 하겠다고 달려든다"며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윤석열 정부를 지켜내는 그 힘이 바로 대구·경북에서부터 나와야 한다. 여러분, 지켜주실 거죠?"라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