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단편 오페라 모음집 '일 트리티코(Il trittico)를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오페라 콘체르탄테 형태로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교회에서 제단에 올리는 세 폭짜리 그림을 일컫는 '트립틱(Triptych, 삼면화(三面畵))'이라는 단어를 이탈리아식으로 표기한 단어 '일 트리티코'는 푸치니가 위대한 시인 단테의 시편 '신곡' 중 지옥·연옥·천국편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단막 오페라 모음집으로, 죽음에 관한 다양하고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먼저 '외투(Il Tabarro)'는 사랑과 질투가 부른 비극을 그린다. 화물선의 선장 미켈레는 아들을 불행한 사고로 잃고 난 후 젊은 아내 조르제타와 점점 소원해져간다. 정착하지 못하는 생활에 질려버린 조르제타는 남편 몰래 화물선의 짐꾼 루이지와 외도를 하고, 미켈레는 아내의 외도를 어렴풋이 의심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밤, 미켈레가 피운 담뱃불을 조르제타의 신호로 오해한 루이지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분노한 미켈레는 그를 살해한다. 커다란 외투로 시체를 덮어둔 미켈레는 루이지를 만나기 위해 나온 아내에게 그의 시체를 보여주고, 조르제타의 끔찍한 비명이 울리며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바리톤 박정환과 소프라노 배진형, 테너 차경훈 등이 출연한다.
'수녀 안젤리카(Suor Angelica)'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절망을 담은 작품이다. 7년 전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죄를 회개하기 위해 피렌체의 한 수녀원에서 생활하는 안젤리카 수녀는 언젠가 아이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살아간다. 어느 날 안젤리카의 숙모인 공작부인이 그녀를 찾아와 아이가 병으로 2년 전 죽었다고 말하자 희망을 잃은 안젤리카는 결국 독초로 만든 약을 마신다. 죽어가는 그녀의 눈앞에 찬란한 빛을 등지고 아이를 감싸든 성모가 환상처럼 나타난다. 소프라노 김상은과 메조소프라노 이수미, 구은정을 비롯한 여성 성악가들이 무대를 꾸민다.
'잔니 스키키(Gianni Schichi)'는 푸치니 최고의 희극오페라로 꼽힌다. 피렌체의 부호인 부오조 도나티가 세상을 떠나자, 욕심 많은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재산분할에 관한 유언장을 찾아 소란을 피운다. 그러나 유언장에는 그가 모든 재산을 수도원에 기증한다는 내용만이 담겨있었고, 친척들은 명석한 잔니 스키키에게 해결책을 물어보기로 한다. 잔니 스키키는 자신이 도나티인 척, 그의 침대 밑으로 들어가 유언장을 새로 불러주겠다며 공증인을 부른다. 그러나 유산을 분배해주던 잔니 스키키는 모두가 노리는 대저택을 '잔니 스키키에게 물려준다'며 친척들과 가족들을 내쫓아버린다. 눈 뜨고 저택을 도둑맞아버린 가족들은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음을 깨닫는다. 바리톤 박찬일과 소프라노 곽보라, 테너 노성훈, 메조소프라노 손정아 등이 노래한다.
3편의 오페라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이번 일 트리티코 무대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의 연주로 진행된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배치되어 보다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진행된다. 갈라콘서트와 달리 서곡부터 마지막까지 오페라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공연은 경북도립교향악단 지휘자를 역임한 이동신이 지휘를,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유철우 교수가 연출하며 주·조역에서 단역까지 총 30여명 이상의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R석 3만, S석 2만원. 문의 053-666-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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