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32위 코레이치코바, 생애 첫 윔블던 컵 '번쩍'

준결승서 4위 리바키나 꺾은 뒤 결승서 7위 파올리니까지 제압…파란의 주인공
자신의 스승이자 1998년 윔블던 우승자인 '야나 노보트나' 떠올리며 감격 젖어

윔블던 컵을 들어올려 보이는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 연합뉴스
윔블던 컵을 들어올려 보이는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 연합뉴스

세계랭킹 32위인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가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크레이치코바는 13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이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7위 자스민 파올리니(이탈리아)를 2대 1(6대 2, 2대 6, 6대 4)로 물리치며 우승했다. 준결승에서 세계 4위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를 2대 1로 꺾은 크레이치코바는 결승에서도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이자 톱 랭커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파올리니를 물리치면서 이번 대회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크레이치코바는 지금껏 복식에 특화된 선수였다. 메이저대회 복식에서는 윔블던 2회 우승 등 7차례나 정상에 오른 강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단식에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허리 부상 등의 여파로 대회 때마다 8강 문턱을 넘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허리 통증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부상 투혼을 보여줬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은 2021년 프랑스 오픈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2번째다.

크레이치코바는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2주 전까지만 해도 정말 힘든 경기를 치렀다. 시즌을 잘 시작하지 못했는데 지금 여기에서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우승했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말했다.

고(故) 야나 노보트나가 1998년 당시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인터넷 갈무리
고(故) 야나 노보트나가 1998년 당시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인터넷 갈무리

그러면서 자신의 멘토인 체코의 테니스 전설 '야나 노보트나'를 떠올렸다. 노보트나는 1998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으며, 그랜드 슬램 복식에서 12차례, 혼합복식에서 4차례 우승한 테니스 스타다. 크레이치코바는 "그날, 노보트나 코치님의 문을 두드린 순간이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했다.

18세 크레이치코바가 진로를 고민하던 중 그녀의 부모가 노보트나 코치를 찾아갔고, 노보트나 코치는 "잠재력이 있으니 꼭 프로로 전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그는 노보트나의 지도 속에 테니스 선수로 자신의 커리어를 키워갔다.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대회 기간 호텔 대신 노보트나 코치와 윔블던을 찾을 때마다 썼던 숙소를 사용했다는 크레이치코바는 "돌아가시기 전에 슬램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저는 2021년 파리(프랑스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은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노보트나 코치가 1998년 우승한 것과 같은 (윔블던)트로피를 제가 차지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감격에 젖었다.

크레이치코바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그녀가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내가 그녀와 같은 챔피언 보드에 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뻐할 것이다. 윔블던은 그녀에게 정말 특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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