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I칩 부진…‘반도체 슈퍼 사이클’에도 비상 경영

엔비디아·애플 고객으로 둔 TSMC 매출 32%↑ 파운드리 분야 압도
삼성 2분기 영업익 10兆 돌파에도 HBM·AI칩 저조…전략 수정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했다. 연합뉴스

반도체 '슈퍼 사이클(호황기)'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비상 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첨단 산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6천735억1천만 대만달러로, 한화 기준 28조5천억여원이다. 엔비디아와 애플을 고객으로 둔 TSMC는 2분기에 AI 시장 성장에 힘입어 당초 6천500억 대만달러 수준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도 2분기에 영업이익 10조4천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매출은 74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31%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을 27조∼28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작년 2분기 매출 14조7천3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고, 올해 1분기 매출 23조1천400억원보다 2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2022년 3분기 TSMC에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가 8개 분기 만에 정상을 탈환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사업 영역이 겹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만 놓고 보면 여전히 TSMC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가 아직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AI칩 실적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실적 개선에도 삼성전자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하반기 전략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원급은 '주6일' 근무에 돌입했고 그룹의 수장인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여름 휴가 없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2주간의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협력 관계를 다졌고 이후 국내 사업장을 둘러보며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DS부문 이익 개선이 핵심이었다. 메모리 중심의 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내년 D램 생산 증가율은 제한적인 만큼 올 하반기에는 HBM3E 테스트 통과 등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하는 의견이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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