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트럼프 강성 지지층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닷새 전 "트럼프를 과녁의 중심에 넣자"(put Trump in a bullseye)고 했던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사태가 '트럼프를 강한 언어로 비난해 온 바이든이 조장한 정치 폭력'이란 것이다.
가뜩이나 자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바이든 캠페인의 대전제는 트럼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할 권위주의적 파시스트라는 것"이라며 "이런 레토릭(수사)이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콜린스 하원의원도 "(사건 발생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카운티의 공화당 소속 검사는 즉시 바이든을 암살 선동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은 이를 공유하며 "동의한다"고 했다. 유튜브 구독자가 200만명이 넘는 숀 라이언은 "트럼프를 과녁에 넣었다 실패했으니 바이든 당신의 플랜B는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들이 문제 삼는 것은 지난 8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고액 기부자들과 화상 통화에서 나온 발언이다. 첫 TV토론 참패 후 퇴진 압박을 받던 바이든 대통령은 기부자들에게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고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제 토론 이야기는 그만하고 트럼프를 과녁에 넣자"고 했다. 자신보다 트럼프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자고 강조한 정치적 레토릭이지만, 뜻하지 않게 트럼프가 총상을 입으면서 입장이 곤혹스럽게 된 것.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도 "오늘 흘린 피 한 방울의 책임은 민주당과 언론에 있다"며 "그간 그들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악마로 만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임 고문인 크리스 라시비타는 "바이든 대통령을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선 트럼프를 경호한 비밀경호국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다. 한 트럼프 지지자는 사건 발생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총기를 들고 지붕 위를 서성거리던 의심스러운 사람을 경찰에 여러 차례 알려줬지만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이번 피격과 관련해 "비밀경호국 책임자와 경호를 담당한 담당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우리는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 국장과 상위 부처인 국토안보부(DHS), 그리고 미 연방수사국(FBI)의 관리들을 청문회에 출석시켜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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