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미국의 핵 자산에 '한반도 임무'를 배정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3대 핵 자산인 핵발사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시 배치로 24시간 확장억제가 일체형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처럼 대한민국 영토에 직접 전략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상시 배치'에 버금가는 수준의 핵 억제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명실상부 핵기반 동맹으로 확고히 격상됐다.
앞으로 양국은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통합한 '일체형 확장억제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북한의 핵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내용의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한미 핵 협의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이 1년 만에 한미·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을 완성하는 내용이다.
공동성명에는 ▷보안절차 및 정보공유 확대 ▷위기 및 유사시 핵 협의 절차 ▷핵 및 전략기획 ▷한미 핵·재래식 통합을 통한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 ▷전략적 메시지 ▷연습·시뮬레이션·훈련·투자 활동 ▷위험감소 조치 등을 포함하는 NCG 과업의 신속한 진전을 계속 이뤄나가자는 내용이 담겼다.
오는 8월 한·미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에서 이번 지침을 적용해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국방·군사 도상훈련(TTX)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기존의 확장억제가 미국이 결정하고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한반도 핵 운용에 있어서 우리의 조직, 인력, 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억제로 진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 측은 북핵 억제와 대응을 위해 필요한 핵 자산을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한반도 임무에 배정할 것을 확약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핵운용 관련 정보공유, 협의, 기획, 연습, 훈련, 작전을 수행함으로써 실전적 핵대응 능력을 확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공동성명 발표 후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 이름으로 한미 핵작전 지침을 승인하는 공동성명이 나오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2년 전 윤 대통령께서 취임한 직후 한국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윤 대통령과 많은 것을 이룰 수 있겠다고 직감했는데 정말 위대한 일을 해내셨다"면서 "그동안 정치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화답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러 군사밀착 등 악화된 세계 안보환경의 흐름을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미 기본 국방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김건희 특검법, 대통령 거부로 재표결 시 이탈표 더 늘 것" 박주민이 내다본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