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돈벌이에 무법천지 된 유튜브,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유튜브가 폭로·협박·사적 제재(私的制裁)·가짜 콘텐츠로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이 타인의 약점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거나 조회수를 올리려고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유튜브가 악질 유튜버들의 돈벌이 각축장(角逐場)으로 오염되고 있으나, 유튜브와 정부는 손 놓고 있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이슈 몰이'를 하는 유튜버들(일명 '레커 연합')이 구독자 1천만 명의 먹방 유튜버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갈취(喝取)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쯔양이 술집에서 일했다는 점 등을 빌미로 다른 유튜버들에게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쯔양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 남자친구의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강제로 일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공분했다. "레커 연합이 2차 가해를 했다"며 "이들의 수익 창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에서 타인의 약점 폭로나, 근거 없는 비방 및 무분별한 사적 제재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평점에 민감한 식당 주인들이 악질 유튜버들의 공갈로 돈을 뜯기는 사례도 많다. 최근에는 유튜버들이 '밀양 성폭행 사건'(2004년)의 가해자 신상 폭로 경쟁을 벌였다. 이들은 '정의 구현'(正義具現)을 내세웠지만, 정작 피해자 측의 2차 가해 호소에는 관심이 없었다. 조회수를 높여 돈벌이하는 데 급급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은 범죄 의혹 등을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억원을 뜯은 혐의로 한 유튜버를 구속 기소했다.

이처럼 일부 유튜버들의 불법과 악행이 도를 넘고 있지만 유튜브는 플랫폼의 책임이 없다고 하고, 정부는 규제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분통 터지는 일이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폭로나 협박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쯔양 사건처럼 '사이버 협박'은 그 피해가 광범위하고 회복도 어렵다. 그런데도 처벌은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처벌받은 유튜버들이 새 채널을 만들어 다시 돈벌이를 해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언제까지 이런 아수라장(阿修羅場)을 지켜봐야 하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