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전 미국 대통령)가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부상을 입은 가운데, 급박했던 당시를 담은 사진 한 장이 SNS 등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 언론 웹사이트 첫 화면도 차지하고 있으며 이튿날 국내(한국) 월요일 조간 신문들의 1면도 바로 이 사진이 차지하는 모양새다.(매일신문 7월 15일자 지면도 마찬가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미 펜실베이니아 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받았다. 피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위쪽 및 뺨에 피가 가득 묻은 채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일어나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높이 쥐어 보였고, 이같은 '나는 건재하다'는 제스처(몸짓)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이때 마치 영화처럼 배경에 성조기(미국 국기)가 펄럭였다.(물론 총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를 스친 게 좀 더 영화적이기는 하다)
가까스로 생명을 지킨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재함이 곧 하늘 높이 펄럭이는 성조기를 통해 미국은 건재하다는 이미지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이 사진은 세계적 통신사 AP(Associated Press)의 에번 부치 수석 사진기자가 찍었다.
그는 지난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후 미국 전역으로 번진 흑인 인권 시위 현장을 취재한 사진으로 2021년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사진도 닮은 중량감을 지니게 됐다는 평가다. 더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여부와는 별개로, 대통령 또는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하나의 역사를 구성하는 미국에서 그 현장을 포착한 몇 안 되는 사례라 이미 '세기의 사진'이 됐다는 언급도 나온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사건과 인물로 구성된 이 사진에 일종의 감성을 주입해 비로소 완성시킨 요소가 바로 성조기다.
그런데 이와 닮은 맥락으로 성조기가 사진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사례가 약 70년 전에도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였던 1945년 2월 23일 미군과 일본군 간 이오지마 전투가 벌어진 이오지마섬 수리바치산 꼭대기에 미 해병대 대원 6명이 성조기를 게양하는 사진이다.
이 사진은 에번 부치 기자의 회사 선배가 찍었다. AP 소속 종군기자였던 조 로젠탈이다. 조 로젠탈은 이 사진으로 1945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사진도 미국으로 보내지자 곧 각 신문 1면이 됐다. 미국의 2차 세계대전 승리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지금도 하나의 아이콘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면서 전쟁 종료 후 미국 곳곳 해병대 기념비들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세기의 세기의 사진인 된 건 물론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이미지는 이처럼 '수직'의 개념에서 위로 높이 우뚝 걸린 성조기와 연결되는데, 그 반대의 이미지가 바로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때 나타났다. 알카에다가 납치한 항공기들이 미국을 상징하는 마천루였던 세계무역센터에 충돌, 110층 규모 2개 건물(쌍둥이 빌딩)이 아래로 붕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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