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운전자의 과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정례 간담회에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원인 조사 등 진행 상황에 대해 "지난주 목요일(11일) 국과수 통보를 받아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 씨의 차량과 사고기록장치(EDR) 등을 지난 2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한 바 있다.
국과수는 차량과 EDR 분석 결과 차씨가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취지 등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청장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고 보면 된다"며 "운전자의 진술이 어떻게 나오든, 운전자 진술을 확인 안 할 수는 없지만, 확인하고 더 이상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수사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의 진술은 진술대로 존중하고 우리(경찰)가 확인해야 할 것은 최종적 진실"이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 통보 내용으로 운전자 진술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전자 차씨는 지난 4일 첫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해왔다. 사고 직후 갈비뼈 골절 등 치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차씨는 이날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할 예정이다.
조 청장은 "(차씨를) 조사하러 갔는데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진술이 어렵다고 이야기해 조사 진행이 많이 못 된 상태에서 멈췄다"며 "상급 종합병원 입원 기간인 2주가 오늘 만료해 전원(환자가 치료받던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할 내용이 많아서 전원 상태나 경과 등을 봐서 (추후) 조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시청역 사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글 작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모욕성 글을 놓고 간 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고, 인터넷 댓글 모욕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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