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불황·물가 상승·높은 금리…버티기 한계 달한 소상공인들

눈물의 폐업…소매판매 지수 전년 比 2.3%↓ 지난해 폐업 신고 98만명 ‘최다'
취업도 막막…자영업 출신 실업자 23% 증가, 코로나 때보다 악화 빈곤 심화

15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고물상 자원업체 마당에 폐업한 식당에서 내다 판 싱크대 등 주방용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만4천명이나 줄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5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고물상 자원업체 마당에 폐업한 식당에서 내다 판 싱크대 등 주방용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만4천명이나 줄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그래픽] 폐업자 수 추이
[그래픽] 폐업자 수 추이

경기불황과 물가상승, 높은 금리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버티기가 한계에 다다랐다. 사업 부진 등의 이유로 자영업자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이로 인해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 수도 증가했다. 재취업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떠난 '비경제활동인구'도 늘고 있다.

15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98만6천487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의 조사에서도 2023년 외식업체 81만8천867개 중 17만6천258개가 폐업하면서 폐업률이 21.52%에 달했다.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결정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 부진'이다. 올 1∼5월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특히 소매업과 서비스업, 음식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다.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실업자로 전환하는 속도도 빠르다. 올 상반기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는 월평균 2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23.1% 늘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수는 지난달 425만3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만5천명이나 줄었다. 반대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만4천명만 증가했다. 경기가 좋을 때에 고용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채용을 하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로 돌아선다는 것을 고려할 때 10만명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사업을 접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폐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마저 1.7%의 상승이 예정돼 있어 한계에 부딪힌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국내 자영업자 상당수는 임금 근로자에서 밀려난 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생계형 소상공인이어서 폐업을 하더라도 재취업으로 쉽사리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19 상황 때보다 폐업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면서 "소상공인의 폐업이 늘어나 이들이 극빈층으로 가게 되면 경기 선순환 구조가 파괴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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