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새마을금고 ‘뱅크런’ 1년, 부실 관리 제대로 하고 있나

새마을금고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bank run)가 발생한 지 1년이 됐다. 그간 감독 당국인 행정안전부가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와 함께 합동 감사를 하고, 연체율(延滯率) 관리 등의 조치를 하면서 예금주들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일부 새마을금고(금고)의 대출·자산 부실 우려는 여전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영실태평가에서 대구의 한 금고가 종합 등급 4등급으로 판정돼 경영개선 요구 조치를, 다른 2개 금고는 자산건전성 부문 4등급으로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각각 받았다. 지난 1~2분기에도 대구의 5개 금고가 종합 등급 4등급이나 자산건전성 4등급, 경영개선 계획 이행 부진 등의 지적을 받고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자산건전성 평가에서 4등급은 '위험·부실 자산 규모가 심각한 수준이므로 적절한 통제,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 중앙회 혹은 금고 존립(存立)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경영개선 권고·요구를 받은 금고는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를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들 금고의 부실이 해소되지 않으면 불똥이 다른 금고에 튈 수 있다. 지난해 7월 금고 뱅크런 사태를 돌이켜 봐야 한다. 당시 뱅크런은 연체율 급등 상황에서 한 금고가 대출채권 부실로 흡수합병(吸收合倂)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금고 전체 예수금(豫受金)은 올해 5월 말 259조9천억원으로 뱅크런 사태 직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역 금고와 중앙회의 가용자금도 올해 5월 말 기준 70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51조7천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행안부는 지난 3일 10억원 이상 대출 건에 대해 2단계 심사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대출 규정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禁物)이다.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는 여전하다. 금고의 평균 연체율(지난 1분기 기준)은 7%대 중반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중앙회는 부실 금고를 더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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