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사고 후 달려온 견인차에 목숨 잃어…블랙박스까지 숨겼다

경기 광주경찰서, 30대 견인차 A씨 검찰 송치
제2중부고속도로 사고차량 견인 시도 과정에서 사고
차량 운전자, 사고 후 도로에 앉아있다가 깔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고속도로 사고 후 도로에 앉아 있던 30대가 견인차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견인차 기사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 등을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기 광주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30대 견인차 기사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4월 28일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 하남 방면 상번천 졸음쉼터 부근에서 30대 B씨를 자신의 견인차로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B씨는 같은 날 오전 2시 50분쯤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던 중 2차로에서 앞서가던 C씨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후 B씨는 고통을 호소하며 차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다니다 자신의 차량 옆에 주저앉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사고 수습을 위해 견인 차량을 몰고 현장에 왔고, A씨가 다녀간 이후 B씨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갑자기 B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함께 심정지 상태였던 C씨와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A씨의 과실은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 차량이 견인을 위해 중앙분리대와 B씨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옆에 앉아 있는 B씨를 밟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A씨는 별다른 구호조치 없이 차에서 내려 B씨의 블랙박스를 챙긴 뒤 현장을 떠났다.

당시 현장 관계자에게는 "차량 휠 부분이 고장 나서 견인이 어렵다"고 둘러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해 5월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A씨 노트북에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 실행됐다 삭제된 기록을 잡아낸 뒤 숨겨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찾아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B씨가 이미 숨진 줄 알고 2차 사고로 덤터기를 쓰게될까봐 블랙박스 메모리를 챙겨 떠났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5대의 견인 차량이 몰려와 경쟁을 벌이고 있었고 A씨는 고속도로를 역주행해 현쟁에 와 B씨 차량을 견인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5월 말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고, A씨는 현재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