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오전 11시쯤. 경북 칠곡군 제2왜관교에서 대구 북구 팔달교로 이어지는 4번 국도 구간은 차들이 빼곡했다.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대형 화물차와 덤프트럭이 1, 2차로를 메웠다. 일부 승용차들이 속도를 높여 화물차 사이를 곡예 운전으로 빠져나갔다. 이에 화물차들이 "빵빵" 경적을 연방 울렸다. 이 구간은 지난해에만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이 서로 출동하고, 공작물과 부딪히는 사고였다.
4번 국도를 타고 같은 날 오후 2시쯤 경북 경산과 영천으로 향했다. 영천 금호읍의 교대사거리에서 경주로 향하는 구간에는 대형차량이 몰렸다. 경산의 산업단지에서 출발해 경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줄을 이으면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교통사고 잦은 구간', '사망사고 발생 구간' 등 경고판이 도로 옆으로 즐비했지만, 대부분 차량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한 속도를 넘겼다. 지난해 7월과 12월 이 구간에선 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사망케 한 사고가 2건이 발생했다.
지역을 관통하는 도로가 교통사고의 공포로 얼룩지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특히 일반국도는 오히려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도로에서 죽거나 다친 사람도 늘어나면서 도로 교통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북의 일반국도 교통사고는 2021년 1천190건에서 2022년 1천94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천202건으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 교통 사망사고도 63→48→52건으로 다시 많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경북의 고속국도(고속도로) 사고가 332→346→290건으로, 최근 눈에 띄게 감소한 것과 상반된 추세다. 사고 수도 일반국도가 고속국도보다 3~4배 더 많았다.
일반국도는 고속국도와 마찬가지로 화물차들의 운행이 많고, 또 과속과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 의무 불이행에 따른 사고가 잦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북의 일반국도 18개 중 화물차 비율이 전국 평균(21.2%)보다 높은 경우가 11개나 된다. 또한 운행속도도 높아 시‧군도 등 지역의 다른 중소형 도로보다 사고 중 사망 비중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특히 경북의 일반국도 길이는 2천260㎞로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길다. 전국의 전체 일반국도(1만4천125㎞) 가운데 16%를 차지한다. 뒤를 이은 전남(2천39㎞)과 강원(1천910㎞), 경기(1천631㎞) 등보다 훨씬 길다. 덩달아 통행량이 많아 사고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일반국도의 교통사고가 늘고 있지만, 개선사업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이 되고 있다.
권오훈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지역 도로는 도시와 산악 지형 등의 특성으로 사고가 잦을 수 있다"며 "차량별 통행 특성과 도로별 구조 분석을 통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지점들을 사전에 파악한 뒤 적극적인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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