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최근 거센 논란을 일으킨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직접 조사에 착수한다.
문체부는 16일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문체부는 축협의 자율성을 고려해 일련의 사태에 대해 별 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지만, 축협 사태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이번에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된다. 문체부는 축협 산하에 전력강화위원회가 존재하는데도 이번에 감독 선임 과정에서 위원회 역할이 제대로 있었는지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하자가 없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축협은 지난 13일 홍명보 감독을 새로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감독에서 국내파로 급선회한 점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임생 축협 기술총괄이사로 감독 추천 임무 총괄 ▷홍 감독의 말 바꾸기 논란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축구팬들 뿐 아니라 이영표, 박지성 등 2002 월드컵 4강 주역을 비롯한 축구인들조차 입을 모아 축협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거센 논란에도 정작 정몽규 축협 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비판을 키웠다. 이같은 분위기에 문체부는 사태를 더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번에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감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 조사를 시작으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감사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축협이 올해부터 정부 유관 기관에 포함되면서 문체부가 일반 감사를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체부는 2017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해 심판 금전수수 의혹, 사업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고발과 함께 회계 감사를 시행한 적이 있다. 2021년 KBO의 리그 중단 과정에 대해서도 감사가 이뤄진 바 있다.
이와 함께 15일 한 시민단체가 정 회장을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협박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고발장에서 "수많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홍 감독을 선임한 것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이며 홍 감독의 연봉을 제대로 상의하지 않은 상태로 결정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력강화위 위원으로 활동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가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폭로하자 협회 측이 법적 대응을 시사한 데 대해서는 "박주호 씨 뿐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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