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속으로] “나의 내면 담아낸 자유로운 ‘방’…현대인들에게 위로되길”

차민하 작가 초대전 ‘일렁거리다’
7월 19일~8월 5일 주노아트갤러리

차민하, Desire, 2024, Digital print, 42x29.7cm
차민하, Desire, 2024, Digital print, 42x29.7cm
차민하, Sleep paralysis2, 2024, Didital print, 53x53cm
차민하, Sleep paralysis2, 2024, Didital print, 53x53cm

차민하 작가의 작품 속 '방'은 삼면이 개방된, 열린 공간이자 닫힌 공간이다. 완전히 열리지 않은 이 공간은 수영장이 되기도 하고 바다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세상으로부터 숨는 곳이자 위로를 받으며 꿈을 쌓는 곳이 된다.

작가는 이처럼 자신의 내면이나 감정 혹은 상상 속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낸다. 작은 공간에 펼쳐지는 자유로운 세계는 외부에서의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위안을 얻는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기에 충분하다.

"한동안 가위에 눌릴 때, 그걸 표현한 그림을 그렸어요. 방 안에서 혼자 잠을 자는 제 곁에 유령들이 떠돌아다니죠. 사실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누군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묘하게 안심이 됐다고 할까요. 그런 양가적 느낌도 나름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작가는 마음 속의 공간과 현실 공간을 전혀 다른 대립 관계가 아닌 유연하게 넘나드는 관계로 보고 있다. 마음이 복잡할 때 방도 어지러운 것처럼. 또한 그는 미완성된 디지털 매체로 그려진 이미지 위에 아크릴 물감을 올려 작품을 완성한다. 결국 그의 작품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미완성과 완성, 현실과 비현실, 개방과 폐쇄 등의 경계를 넘나든다.

차민하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차민하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박천 시안미술관 큐레이터는 "작가의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개인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상징적 장소로 기능한다"며 "그의 작품은 각기 다른 방을 통해 다양한 감정 상태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작가에게 작업은 곧 현대인의 복잡한 내면과 현실 세계의 경계,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작가는 "공간 안에 익숙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인물과 오브제를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배치해, 빠른 변화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 위로를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포항 출신의 작가는 단국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9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다. tvN 드라마 '스타트업' 작품 협찬 등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차민하 초대전 '일렁거리다'는 오는 19일부터 8월 5일까지 아트도서관 내 주노아트갤러리(대구 달성군 가창면 우록길 131)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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