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중비법 ‘자금정’ 마약중독 억제 효과…국제학술지 발표

대구한의대 이봉효 교수…자금정 마약중독억제 입증
마약중독 한의학 기반 치료기술 개발 대안 제시
대구약령시 청신한약방 자금정 명맥 겨우 유지

자금정(가운데)과 자금정의 원료. 청신한약방 제공
자금정(가운데)과 자금정의 원료. 청신한약방 제공

전통한약 '자금정(紫金錠)'이 마약중독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

최근 세계적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중독에 대한 치료가 그동안 양약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의학 기반 치료기술 개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한의대 간질환한약융복합활용연구센터는 자금정이 마약중독(메스암페타민 흥분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으며 침 치료와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나타냈다는 내용의 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봉효 대구한의대 교수
이봉효 대구한의대 교수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봉효 교수(한의학과)는 "자금정의 탁월한 해독효과가 메스암페타민 흥분성을 억제하는 등 마약중독 억제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금정과 함께 침 시술을 병행하자 시너지 효과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구한의대는 지금정의 마약중독 억제 연구를 지난 5년간 진행됐다. 지난 2018년부터 자금정의 아토피 억제 효능, 간 섬유화 억제 효능 등을 밝혀냈으며 마약 중독 또한 자금정의 해독능력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 이번에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등재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자금정은 문합, 산자고, 대극, 속수자, 사향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과거 궁중에서 비상해독약으로 사용돼 왔다. 뛰어난 해독 기능 때문에 '만병해독단(萬病解毒丹)'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한의학의 대표적인 해독 처방이다. 그러나 재료 구하기가 어렵고 까다로운 생산 공정 때문에 현재 대구 약령시 청신한약방에서 자금정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앞서 대구한의대 간질환한약융복합활용연구센터는 지난 2018년 대구시, 다나은 한방병원, 청신한약방 4자 간 협약을 맺었다. 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18년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2025년까지 국비와 대구시, 경북도 지자체 지원 등 12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센터는 2022년 자금정이 간 섬유화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또 다시 2년 만에 마약중독에 대해서도 억제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서 자금정을 공급한 사복석 청신한약방 대표는 "대구 약령시의 작은 한약방에서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자금정이 이번 마약중독 억제 효과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루빨리 제품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자금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마약중독에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산·학·연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일 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우수한 처방을 제품화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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