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폭력사태에 댓글팀 폭로까지…분당대회로 치닫는 국힘 전당대회

원희룡-한동훈, 양쪽 비방전에 지지자 물리적 갈등까지…'분당대회' 될라 우려
'댓글팀 폭로'에 野 "수사나 특검해야"…韓 승리해도 '후유증 예상'

국민의힘 한동훈·원희룡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 간 충돌(15일) 이후, 당권 주자들이 그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의 축제라는 '전당대회'가 당의 발목을 잡는 '분당대회'로 전락하고 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한동훈·원희룡 후보 캠프에 유감의 뜻과 함께 재발 방지를 당부하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 전날 일부 극성 지지자들 간의 충돌은 결국 최근 벌어진 후보들 간에 일어난 공방이 단초가 됐다고 본 것이다. 당 선관위가 후보들의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대한 공식 제재도 내렸지만 통하지 않고 있다.

이날 나경원 후보는 자신의 SNS에 원·한 두 후보를 겨냥해 "한 후보의 출마 자체에 이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 했다. 또 원 후보에 대해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한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었다"고 했다. 한 후보를 향한 원 후보의 비방전이 오히려 한 후보를 부각시켰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원 후보는 방송에서 한 후보의 토론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한 후보가) 대답은 안 하고 메신저를 공격한다. 민주당 같은 수법"이라며 "메신저를 망신 주고 공격해서 항상 이겼지만, 그 결과 상대방의 마음은 얻었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시각 다른 방송에서 한 후보는 "(상호 비방이라는데) 제가 네거티브를 하나라도 한 게 있나"라며 "국민들께서 오해할 수 있으니까 제가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해 방어를 하는 것"이라며 혼탁한 선거의 원인은 근거 없는 비방을 하는 원 후보에 있다고 직격했다.

두 후보 캠프는 지지자 간 물리적 갈등에 대해 당 차원의 조사나 경찰 수사 의뢰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댓글팀 의혹 제기 등 상호 비방전은 전당대회 이후 각종 수사로 이어져 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당은 여당 전당대회에서 나오는 댓글팀 의혹에 대해 수사나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원 후보는 댓글팀 의혹이 전당대회 직후 진상규명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보수 전체의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며 "(한 후보가) 자기 문제가 발목 잡혀있는 상태에서 (당선돼도) 과연 제대로 대응이 되겠나,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선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갈등이 없을 수 없다"면서도 "(어느 쪽이 당 대표가 되더라도) 지금의 앙금이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남을 것"이라고 했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