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사직처리 미루는 진짜 이유는?

서울 '빅5' 병원은 일괄 사직처리 결정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9월에 모집할 전공의 정원을 확정해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시점인 17일이 다가왔지만 지역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계속 미루고 있다.

각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할 경우 전공의 확보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처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대구지역 6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은 이날까지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공식적으로 유보를 밝혔고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답변하면서 사실상 사직 처리를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들 수련병원이 17일 제출하게 될 전공의 정원은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올해 전공의 모집 인원 중 미달이 난 인원만을 제출하게 된다. 인턴의 경우 병원과 계약을 아예 포기했기 때문에 인턴 정원은 그대로 제출한다.

반면 수도권 대형 수련병원은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16일 사직·복귀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사직에 관한 합의서'를 보내면서 이번에도 응답하지 않으면 이달 15일 자로 사직 처리될 수 있다고 알렸다. 병원은 전날 오후 6시까지 회신을 요구했으나 응답한 전공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지역 수련병원들이 사직 처리를 계속 미루는 이유는 인력 확보 문제 때문이다. 소위 '빅5'라 불리는 수도권 대형 수련병원들이 사직 처리를 단행했기 때문에 지역 수련병원이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한다면 전공의들은 다시 수도권 수련병원에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대구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전공의 지원자들이 수도권에 근무하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만약 미복귀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하고 다시 전공의를 모집할 경우 우리 병원에 지난번 만큼 지원자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그 안에 정부가 또 다른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는 곳도 있었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병원들이 모두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아직 22일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 정부가 병원과 전공의들에게 기회를 더 줄 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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