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장마, 야행성 장마, 스텔스 장마"
기후변화로 갑작스러운 폭우가 잦아지며 장마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호우 피해 예방 역시 점점 어려워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7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남부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된 6월 22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대구경북에 내린 강수량은 339.7㎜로, 평년(200.5㎜)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평년값 산출 가능한 11개 지점 평균을 비교한 수치다.
올해는 경북 북부 지역과 대구에 강수가 집중됐다. 이 기간 봉화에 내린 비가 452.7㎜에 달하며, 11개 지점 가운데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어 안동(424.9㎜), 대구(404.9㎜), 문경(401.3㎜), 영주(390.2㎜) 순이었다.
새벽·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봉화군의 경우 7일 하루 강수량이 94.3㎜에 달했다. 이중 28.1%(26.5㎜)가 오전 4~6시 사이, 38.9%(36.7㎜)가 오후 9~10시 사이에 내렸다. 대구는 9일 하루 강수량이 191.2㎜에 달했는데, 70.9%(135.5㎜)가 오전 2~7시 사이에 몰렸다.
올해 장마는 불규칙한 저기압 발달로 예측이 어려운 '게릴라성', '야행성' 폭우가 몰아쳐 대응에 어려움이 컸다. 17일 대구·경북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달 1~16일(오후 2시까지) 사이 비 피해와 관련한 출동은 모두 1천90건(대구 300건, 경북 790건)에 달한다.
하천 수위가 갑자기 상승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대응에 한계도 드러났다. 지난 10일 금호강 안심교 수위는 오전 11시 20분과 오후 1시 20분 사이 홍수 단계 중 '심각'까지 갔다. 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홍수 위험 4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안심교는 주의 단계에 진입한 오전 9시 30분(수위 4.09m)에서 심각 단계까지 올라간 오전 11시 20분(6.21m)까지 불과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안심교 인근의 동구 금강동 주민들을 대피시키려 소방에서 구조 출동한 시간은 이날 오전 10시 48분쯤이다. 이때는 수위(5.74m)는 이미 경계 단계였다.
이처럼 호우 예측과 대비가 어려워진 가운데 침수 위험이 큰 지하차도, 반지하주택, 지하주차장 등 지하 시설 안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환경안전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집중호우 등 기후 문제로 인한 재난은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며 "정확한 예측을 위해선 지금보다 더 촘촘하게 관측하고, 침수에 취약한 공간 유형별로 대책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많은 인력과 기술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기후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야 하는데, 여름이 지나면 다시 관심 밖으로 사라지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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