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병대 마린온 참사 6년이 지났는데 왜 사고 책임자는 아직도 없나"

故 박재우 병장 유가족 6주기 추모사 대신한 입장문에서 울분 토해

17일 오전 포항시 남구 오천읍 포항특정경비사령부 내 마린온 순직자 위령탑에서 순직 장병 유가족이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17일 오전 포항시 남구 오천읍 포항특정경비사령부 내 마린온 순직자 위령탑에서 순직 장병 유가족이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시험운항 중 순직한 장병들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올해로 6주기를 맞았지만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분통은 가라앉지 않은 분위기다.

해병대는 17일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 내 마린온 순직자 위령탑에서 '마린온 순직자 6주기 추모행사'를 거행했다.

행사에는 순직 장병 유가족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하성욱 해군 항공사령관, 이철훈 해병대 항공처장 등 군 주요 지휘관이 참석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 유승민 전 국회의원,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 김지현 경북남부보훈지청장 등 국회의원 및 지역기관장도 자리해 순직자들의 희생을 기렸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추모사를 통해 "해병대는 더 강하고 더욱 튼튼한 날개를 달게 해 준 고인들을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호국의 별이 된 그들을 기리며 고인들이 남겨준 호국충성 해병대의 숙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날 순직 장병의 유가족들은 참사가 발생한 지 6년이 지나도록 사고의 책임자가 없다는 것에 대해 울분을 쏟아냈다.

순직 장병인 박재우 병장의 부친은 추모사를 대신한 입장문에서 "다섯 명의 장병이 사망한 사고임에도 처벌을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마린온 기체 결함에 대한 조사와 처벌, 헬기 시범비행에 대한 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멈추지 않고 사고조사와 처벌을 요구할 것이다. 이것이 젊은 아들을 잃은 부모에 대한 진정한 위로이자 국가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박 병장 측 유가족은 당시 소총수였던 박 병장이 군사작전이 아닌데도 마린온을 탑승한 것은 '헬기의 시험비행에는 조종사와 부조종사 외에는 탑승할 수 없다'는 국제 규범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마린온 추락사고는 2018년 7월 17일 포항 K-3 비행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마린온은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한 지 5초 만에 땅으로 곤두박질치며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헬기 탑승자 6명 중 김정일 대령, 노동환 중령, 김진화 상사, 김세영 중사, 박재우 병장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들과 헬기에 타고 있었던 A상사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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