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3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는 전망부터, 9월로 예상됐던 첫 금리 인하가 이르면 7월에 이뤄질 수 있다는 금융권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 경제 상황이다. 지난달 예상보다 고용지표가 부진(不振)한 것으로 나왔고, 인플레이션도 다소 둔화하는 모양새다. 고용 시장이 뜨겁지 않다는 것은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뜻이자 시장에 돈이 적게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는 것도 금리 인하를 지지(支持)하는 신호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주식·채권·금·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뛰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 500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특히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들은 금리 인하 이후 자금 조달(調達) 부담이 줄어 재정 상황이 나아지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을 넘어 조속한 금리 방향 전환을 촉구한다. 금리 조정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시간을 감안할 때 경기 침체를 피하려면 선제적 조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 대선 전 금리 인하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에너지 비용을 낮춰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변수가 작동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피격(被擊)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 덕에 가상화폐, 교도소, 총기 관련 주식은 크게 뛰었고,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차기 회의는 7월 31일, 9월 18일과 11월 7일, 12월 18일 열리고, 미국 대선일은 11월 5일이다. 트럼프 당선 시 11월과 12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리스크'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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