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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아버지도 가짜" 흉기로 아버지 살해한 딸…징역 15년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아버지가 자신을 나무라자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던 20대 딸이 아버지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김종혁)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 울산 동구 자택에서 60대 아버지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사건 당일 외출했다가 차량 소리 등이 시끄럽고 혼란스럽다는 이유로 화가 난 상태로 귀가해 거실에 있던 의자를 부쉈다.

이에 B씨가 "이런 식으로 하면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며 나무라자 밀어 넘어뜨린 뒤 가지고 있던 흉기로 목 부위를 1차례 찔렀다.

A씨는 당시 함께 집에 있던 어머니가 상황을 목격하고 자신을 제지하며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고 협박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A씨를 피해 신고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 사이 A씨는 다른 흉기를 가져와 B씨를 25차례 이상 찔러 살해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이 세상은 가짜고, 아버지도 가짜여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평소 환청, 망상이 심한데도 치료에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이어서 증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어머니를 폭행해 조사받고 전혀 모르는 사람을 협박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자신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범죄는 반인륜적이자 반사회적인 특성이 있어 형법에서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다"며 "A씨의 가족이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A씨가 조현병 등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 등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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