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해하지 말고 그냥 오늘을 열심히 사세요. 최선을 다해서 하루를 살면 분명 좋은 길이 열릴 겁니다."
세계 최고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아시아 무용수로는 최초로 에투알(수석무용수)에 오른 박세은(35)이 후배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남겼다.
오는 20∼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4' 공연을 위해 내한한 박세은은 17일 기지간담회에서 "후배들에게도 곧 자신만의 타이밍이 올 테니 조급해하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준단원으로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한 뒤 10년 만인 2021년 에투알이 된 박세은은 국내 무용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박세은의 성공 신화가 도화선이 돼 이후 발레리나 윤서후, 강서현, 이예은이 차례대로 파리오페라발레단 정단원의 꿈을 이뤄냈다.
박세은은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힘든 것도 많았고 인내의 기간도 길었지만 '그만할까', '포기할까' 이런 마음을 단 한 번도 가진 적 없다"면서 "'나는 잘 할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후배들이 자신의 그림자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기를 바랐다. 박세은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후배들이 많았다"면서 "파리오페라발레단도 지난 13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후배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엄마가 된 박세은은 무용수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었던 출산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만삭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았던 박세은은 출산 이후 6주부터 연습을 시작했고, 6개월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발레에 대한 강한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박세은은 "출산 전 3개월까지 무대에 올랐다. 의사가 배 근육이 (태아를) 두껍게 덮고 있어서 괜찮다고 춤을 추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무대에는 못 올라가도 만삭까지 토슈즈를 신고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꾸준한 연습과 강인한 신체 덕분에 출산 후 복귀는 마냥 순조로웠다고 한다. 그는 "18개월 전에 출산했는데 지금은 가끔 제가 출산을 했다는 것도 잊고 살고 있다"면서 "그만큼 몸이 많이 회복됐다. 무용수로서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세은은 이번 공연에서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원들과 함께 '들리브 모음곡' 파드되(2인무) 등 파리오페라발레단의 핵심 레퍼토리 18개를 선보인다. 발랑틴 콜라상트와 폴 마르크 등 6명의 에투알을 포함해 파리오페라발레단 소속 무용수 10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박세은이 직접 캐스팅과 프로그램 구성을 전담했다고 한다.
박세은은 "유난히 바쁜 시즌 중에 틈틈이 공연 준비를 하느라 프로그램 구성이 힘들었다"면서 "자다가도 작품을 생각할 정도로 몰두했다. 이제는 춤만 잘 추면 된다는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이후 2년 만에 한국 관객에게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서 박세은만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박세은은 "관객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과 글로 쓸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면서 "많은 노력을 들여 공연을 준비했다. 정말 퀄리티가 높은 갈라 공연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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