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6월 22일은 독도박물관이 첫 삽을 뜬 날이다. 독도박물관이 대중들 앞에 문을 연 것은 1997년이어서 오는 2027년이면 독도박물관 개관 30주년이 된다.
하지만 내년이 진정한 의미의 독도박물관 태동 30주년이 되는 해라고 생각한다. 뱃속의 태아도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해 출생 전 10개월의 기간을 더해 나이를 세어 왔던 것처럼 독도박물관 또한 개관보다는 기공식을 기준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독도박물관의 건립은 울릉도 개척 이후 141년의 기간 동안 울릉도 및 독도의 영토사적 측면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삼성문화재단은 당시 돈으로 88억원을 들여 국내 유일의 영토박물관인 독도박물관을 건립하고 울릉군에 기부 체납했다. 사비를 들여 50번 넘게 일본을 오가며 수백여점의 유물을 수집하고 555점의 사료를 기증한 이종학 초대 독도박물관장의 헌신도 개관에 큰 역할을 했다.
독도박물관 개관은 울릉군에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먼저 울릉군의 행정조직이 독도 관리에 맞춰 변했다.
2005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발의하며 본격적으로 독도 도발에 나서 정부는 그해 3월 24일, 천연보호구역으로 닫혀 있던 우리 땅 독도를 전 국민에 개방했다. 당시 울릉군도 정부의 독도 개방에 발맞춰 독도관리사무소 설치와 군청 직원이 상주하는 독도어민숙소를 지었다. 이와 함께 독도평화호를 건조, 운항하며 실효적 지배를 강화했다.
두 번째는 울릉군이 독도박물관을 대표하는 교육프로그램인 독도아카데미를 전국 최대 규모인 체험형 독도현장 교육으로 발전시킨 점이다. 독도아카데미는 2009년 경상북도 행정선진화 명품과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독도아카데미는 매년 3천여명 이상의 교육생이 참여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교육이 됐다.
독도박물관의 외연도 커졌다. 초기 독도박물관은 울릉군 유일의 문화·전시시설로 운영됐지만 2013년 안용복기념관이 개관되면서 해당 기관을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독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울릉도에 우산국박물관과 수토역사전시관이 연이어 개관했으며, 지난해 울릉군 행정기구 개편을 통해 독도박물관이 해당 기관을 모두 통합관리하게 됐다. 울릉도가 독도의 모섬(母島)이듯, 독도박물관이 다른 기관들을 대표하게 된 것이다.
이제 독도박물관은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 건립 30년을 되돌아보고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을 집대성한 백서를 발간해야 할 것이다.
먼저 독도박물관의 조직이 전문화돼야 한다. 울릉도 및 독도 연구는 심화되고 있으며, 전문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학예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한 조직으로 전면 개편돼야 한다.
지난 7년 동안 독도박물관장은 행정관료가 도맡았다. 이 때문에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단위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6번의 관장이 교체됐고 결국 지속적인 연구 및 박물관 발전에 걸림돌이 됐다.
4명의 학예연구인력으로 울릉군의 모든 박물관 및 전시관을 전담하고 역사 연구와 사료 수집을 통한 지역 학문 육성은 언감생심이다. 한세대를 넘어 독도박물관이라는 그릇이 온전하기 위해서는 건물과 전시실에 대한 리노베이션도 필요한 상황이다.
독도박물관은 미래 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디딤돌이 필요하다. 울릉군 재정으로는 어려운 사업인 만큼 30년 전 삼성처럼 다시 한 번 홀연히 나서는 곳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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