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의사를 강하게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일정이 다가오면서 당내 압박도 더 커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과 하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피격 사건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받아 기세를 한껏 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크게 대조된다.
ABC뉴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 회동에서 연임 도전을 끝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자진 사퇴가 국가와 민주당을 위해 공헌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슈머 원내대표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함께 의회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든든한 정치적 버팀목이었다.
앞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계속되는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에도 조속한 결단을 요구해 사실상 재선 도전 포기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하원 민주당 중진으로 오는 11월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애덤 시프 의원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숙지던 후보 사퇴 요구가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건강 문제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처음으로 16일 격전지인 네바다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유세를 재개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하루 만에 델라웨어 사저로 급히 걸음을 돌려야 했다.
드럼프 전 대통령이 기세를 올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서 맞불유세를 벌여 건재를 과시할 계획이 무산된 셈이다.
백악관은 코로나19 증상이 가벼워 자택에서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고령에 의한 건강 논란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내달 19일부터 나흘간 예정된 전당대회 이전인 이르면 내달 초 별도의 화상 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조기에 대선 후보로 확정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조기 지명 계획을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져 당내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이다.
앞서 재러드 허프만, 수잔 와일드, 마이크 퀴글리 등 일부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전당대회 이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선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연명 서한을 추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언론 인터뷰를 포함해 대국민 연설과 의원들과 접촉 등을 통해 강력한 완주 의사를 표명해 왔다.
일반 유권자들의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AP 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천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65%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힘을 실었고, 무당층의 77%도 결단을 촉구했다.
최근 유세에서 '모든 것을 걸었다'며 대선 완주를 거듭 역설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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