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全黨大會)를 앞두고 당대표 후보들과 각 지지자들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分黨大會)라는 말도 나온다. 유례를 찾기 힘든 이 격렬한 내부 충돌에 대해 한 국민의힘 당원은 '한동훈 대망론(大望論) vs 보수 궤멸(潰滅) 우려'가 충돌하는 현상(現狀)이라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한동훈 후보를 지지하는 쪽은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보수·우파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고 한동훈 대망론을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후보를 반대하는 쪽은 그가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정부와 불화(不和)할 것이고, 윤 정부가 흔들리면 보수·우파가 궤멸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후보 지지 측은 한 후보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되기에 지지하고, 한 후보 반대 측은 두 사람이 등을 돌렸기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한 후보 지지층은 그의 세련된 스타일과 말솜씨, 패션 감각, 젊음을 높이 산다. 보수·우파는 대개조(大改造)가 필요한데, 한 후보가 보수·우파의 칙칙함을 산뜻함으로 개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후보 반대 측은 윤 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방향이 틀려서가 아니라 '정치 경륜'이 짧아서 그런 것인데, 경륜이 더 짧은 한동훈이 이끄는 국민의힘이 무슨 수로 윤 정부의 부족함을 메우냐는 입장이다. 게다가 '자기방어'를 위해 '동지'를 버리는 모습(나경원 '패스트트랙 사건' 관련 폭로 등)에서 책임감·연대감(連帶感)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한 후보는 폭로에 대해 18일 사과했다.)
오랜 기간 국민의힘을 지지해 온 사람들 중에 '윤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전통적 지지층의 지지가 느슨한 상황에서 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7·23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대통령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자면 작금(昨今)의 상황은 총선 대패(大敗)로 날은 저물었고, '이리 떼'가 몰려오는 형국(形局)이다. 7·23 전당대회는 국민의힘이 '이리 떼'가 설치는 황야를 윤 정부와 함께 헤쳐나갈 것인지, 각자 따로 헤쳐나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날이다. 필자가 국민의힘 당원이라면 지지율이 낮더라도 대통령과 함께 가는 길을 택하겠다. 당정(黨政)이 불화하면 윤석열 정부 성공, 한동훈 대망, 보수 혁신 등 모든 기대가 물거품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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