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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살충제 사건, 오리고기 아닌 커피가 원인?…또 주민 1명 병원 이송(종합)

“피해자들 식사 후 커피 마셔” 증언…불특정 다수 대상 테러 가능성도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초복인 지난 15일 경북 봉화에서 같은 경로당에 다니는 60~70대 피해자 4명이 중태에 빠진 '살충제 음독 사건'과 관련, 경찰이 살충제 성분이 주입된 특정 음식물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해당 성분이 포함된 살충제 제품과 판매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과 경로당에 함께 있었던 또 다른 주민 1명이 호흡 마비 등 유사 증세를 보여 이날 추가로 병원에 이송됐다.

18일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커피'를 통해 살충제 성분에 중독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 피해자 4명이 점심 식사 후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피해자들이 식사 후 마신 커피가 냉장고에서 보관 중이었는지, 바깥에 있었는지에 대힌 목격자 진술이 엇갈려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

냉장고에 보관 중인 커피를 마셨다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일 가능성도 있다. 2015년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 사이다 사건' 경우 냉장고에 보관된 음료수에 농약이 주입됐다.

경찰 관계자는 "커피와 물, 음료수 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감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봉화와 인근 지자체 농약 판매점을 상대로 살충제 구입 내역에 대한 탐문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에포펜픅로스와 터부포스를 주성분으로 혼합해 제조된 살충제.
에포펜픅로스와 터부포스를 주성분으로 혼합해 제조된 살충제.

앞서 피해자들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유기인제)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이 검출됐다. 매일신문 현장 취재 결과 시중에는 두 가지 성분 모두를 포함한 농약이 2개 정도가 판매되고 있으며, 2개 제품 모두 작은 알갱이로 된 입제 농약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약 판매상 A씨는 "에토펜프록스는 모기, 파리 등 해충 퇴치용으로 가정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살충제에 들어가는 성분이라 사람과 포유류에 대한 독성은 낮다. 터부포스가 들어간 농약은 '급성 독성'이 강해 구매자를 기록하는 농약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정 단일 제품이 아니라 복수의 살충제를 섞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과 같은 경로당에 다니는 80대 여성 A 씨가 18일 오후부터 호흡 곤란과 침 흘림, 근육 경직 등 앞서 쓰러진 피해자 4명과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경로당 회원들이 점심을 함께한 식당에서는 쓰러진 노인들과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고, 이후 경로당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의 증상도 살충제 성분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쓰러진 피해자 4명 가운데 1명이 생체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대면 조사를 할 수준은 아니다. 살충제 구입 내역, 주변 진술 등 여러 증거 등을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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