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한 발 물러서나…"박주호 법적대응 안한다"

축협 "박 위원 발언 검토는 했지만, 공식적인 대응은 없을 것"
박 위원 "축협의 행보가 공정하고 투명했다면 없었을 일"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이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서 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틴 파추호' 캡처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 국가대표전략강화위원이 최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한 것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가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축협 관계자는 "박주호 위원의 발언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검토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토 이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실제로는 어떠한 공식적인 절차에도 들어가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박주호 위원에게 대응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주호 위원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당시 울산 HD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박 위원은 그 때 "홍명보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내부에서 활동한 실무자인데도 몰랐다"며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고 말하며 축구계 안팎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에 박지성, 이영표, 김영광 등 축구국가대표 출신들 역시 축협에 비판의 목소리를 연이어 냈다.

그리고 축협은 박 위원의 폭로 이튿날인 지난 9일, "박주호 위원은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했다"며 "박주호의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축협이 같은 입장을 보인 지 열흘 만에 박 위원에 대한 법적 대응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낸 것이다.

한편, 박 위원은 1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개최한 'K리그x산리오 팝업스토어 프리오픈데이'에 참여해 "축협 관계자들에게 개인적으로는 연락이 왔지만 공식적인 연락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했다. 공정하고 투명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선임 과정을 알리는 등) 공정성과 투명성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행보를 지켜보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축협을 향해 소신있는 발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