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탈인 '안동 하회탈'(국보 121호)과 '병산탈'이 그동안 알려진 오리나무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버드나무로 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가유산청은 18일 "1년여에 걸친 하회탈과 병산탈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보존 처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탈 제작에 쓰인 나무가 오리나무가 아니라 버드나무라는 새로운 사실을 비롯해 탈에 사용된 채색 안료의 성분과 보수 흔적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이같은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 성과를 담은 보고서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이날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회탈(11점)과 병산탈(2점)의 주 재료인 나무 종류를 분석한 결과 버드나무과 버드나무속이었다. 다만 하회탈의 하나인 주지탈은 소나무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탈의 얼굴과 머리, 눈썹 등의 색깔을 내는데 사용한 안료는 단청이나 고구려 고분벽화, 천마도 등 기존의 각종 유물들에서 확인되고 있는 전통 안료였다.
하회탈 가운데 양반탈의 주홍색은 연단과 연백, 각시탈과 부네탈의 볼과 이마에 찍은 연지곤지의 붉은 색은 진사나 진사와 연단의 혼용, 흰색은 연백, 갈색은 석간주를 사용했다.
각 탈의 제작과 보수 등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에서는 나무가 자라는 길이 방향으로 자른 뒤 탈을 조각했으며, 그 위에 바탕 재료를 올리고 안료를 칠해 완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각시탈·주지탈 등에서는 나무의 연결을 위해 사용한 못이 확인됐다. 또 보수 흔적과 밑그림,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목재 내부의 손상 등도 나타났다. 주지탈에 있는 종이와 이매탈의 턱부분 바탕재는 닥섬유로 분석됐으며, 이매탈 코의 보수 재료는 면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종이, 면직물 등의 재료가 탈을 제작하거나 보수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 등 과거 마을 공동체에서 오랫동안 탈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사용한 재료를 추정해볼 수 있는 다양한 조사결과가 수록돼 있다.
또 X선과 적외선, 자외선을 활용한 비파괴 조사를 통해 육안으로 살피기 어려운 탈의 내부 구조와 보수 흔적을 확인하는 등 과학적 조사기술을 활용한 보존처리 성과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병산탈은 두 개로 쪼개져 보강재를 부착한 채 보관되어 왔는데,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의 보존처리 과정에서 기존의 보강재 제거 후 X선 컴퓨터단층촬영(CT)과 3차원 입·출력(3D 스캔·프린팅) 자료 및 기술을 병합해 원형 접합 각도를 유추하고 하부 보강판을 제작하여 보존처리가 진행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문화유산보존센터는 지난 1964년 3월 국보 지정 이후 최초로 2021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정밀 상태조사와 과학적 분석, 보존처리 등 과학적 조사 연구를 진행했다.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통해 확보한 사진과 분석 결과와 디지털 기록화 자료를 담은 보고서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https://portal.nrich.go.kr)에서 열람하고, 학술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 박종서 센터장은 "앞으로도 목재 문화유산의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에 관한 방법 및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그 성과를 소개하는 자료를 발간해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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