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흔적이 남아있는 산성 유적인 전북 익산 토성이 61년 만에 새 이름을 단다.
19일 학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이날 정부 관보를 통해 사적 '익산 토성'의 명칭을 '익산 오금산성'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국가지정문화유산 명칭 변경 예고를 고시한다.
익산 토성의 명칭을 바꾸는 건 1963년 사적 지정 이후 약 61년 만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40∼1941년에 조선총독부가 '익산토성'이라고 새긴 석표(石標·돌로 만든 팻말을 뜻함)를 설치했다는 기록을 기준으로 보면 80여 년만의 변화다.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사적 분과는 최근 회의를 열어 명칭 변경 검토 안건을 가결했다.
익산 토성은 해발 125m의 오금산을 둘러싼 유적을 일컫는다.
2017년부터 발굴 조사를 한 결과, 백제의 왕이 기거하는 궁궐에서 썼던 기와를 뜻하는 수부(首府)명 기와를 비롯해 백제시대에 만들어진 기와가 잇달아 출토됐다.
학계에서는 남쪽으로 약 2㎞ 떨어진 왕궁리 유적과 연계된 산성으로 보고 있다.
왕궁리 유적은 백제의 마지막 왕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곳으로, 미륵사지 등과 함께 2015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등재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산성 안에서 물을 모아둔 시설과 옻칠한 갑옷 흔적 등이 확인됐으며, 597년 혹은 657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정사'(丁巳) 글자가 적힌 막대기도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익산 토성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나왔다.
학계 안팎에서는 성벽 일대를 조사한 결과, 흙이 아닌 돌로 성을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잇달아 발견됐다는 점에서 '토성'이라는 명칭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예부터 오금산으로 불려 온 지명을 넣어 산성 유적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산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익산 토성은 백제 왕도와 관련 있는 주요 유적"이라며 "그간의 발굴 조사 결과와 산성이라는 유적 성격을 고려해 명칭 변경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칭 변경 여부를 확정한다.
위원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명칭 변경은 이르면 9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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