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19일 SBS 주관 6차 방송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의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공소 취소 부탁' 발언을 고리로 한 후보가 당 대표로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당시 부탁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이날 나·원 후보는 한 후보의 '제3자 채 상병 특검법' 주장에 대해 뜻을 같이하며 협공하는 모습을 모였다.
◆원희룡 '한동훈 입 리스크'…당정 신뢰 위기 지적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나 후보와 개인적으로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당의 큰 신종 위험으로 떠올랐다"며 "아군을 향해 피하 구분 없어 진영 해체하는 부작용과 동지들 간에 앞으로 '중요한 이야기 나눌 수 있겠나'라는 심각한 의문과 비판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가 "개인 대화를 자기방어에 이용한다"며 "왜 그런 (패스트트랙 취소 요청) 발언을 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전날 해명과 마찬가지로 "'법무부 장관이 개입해서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시켰느냐'라고 반복해서 질문해서 예를 든 것이다. 그 얘기를 꺼낸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총선 이후 식사 요청을 했던 것이 한 후보 관련 단독보도를 해왔던 언론에 새어 나간 것을 거론하면서, 개인적인 대화를 폭로하는 버릇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언론에 유출했다는 건) 근거가 없는 말"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는 "지난 1월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에서) 사퇴 요구를 받았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실명을 공개하며 당무개입이라고 했다"며 "요구가 부당했다면 저항하고 비판할 수 있지만, 이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당무개입이라고 하면 대통령실과 소통이 가능하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언론에 사퇴 요구를 받은 상황이 나와 있었다"라며 "제가 이에 부연 설명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원 후보는 '대통령은 참모나 당 대표와 기밀 사안을 놓고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화를 폭로하는 당 대표와 중요한 이야기 하겠나'라는 질문에 한 후보는 "원 후보는 왜 저와 영부인 사이의 문자 대화를 폭로하셨나? 왜 원 후보 측에서(밝혔나)?"라고 맞받았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대화를 폭로하는 리스크가 고쳐지지 않는 한, 앞으로 (당 대표가 되면) 어떤 일 벌어질지 모르겠다"며 "국가 이익이 훼손되고, 국민이 손해를 보고 당과 대통령이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의논과 정보가 제한된다. 당 기력 회복에 있어서 스스로 결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새롭게 훈련받고 대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개인 차원' 공소 취소 요청 언급에 나경원 분노
나 후보는 한 후보가 '패스트트랙 기소 취소 요구'는 나 후보 개인적 차원이었다는 말에 크게 분노하며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2차 주도권 토론에서 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여당이 회의 개최를 항의하는 데 대해 "(정 위원장이) 회의에 반대한 것을 국회 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전현희 의원이 (항의 과정에서) 상처 났다고 고발한다고 했다"며 "만약에 이들이 기소된다면 공소 취소를 요구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과거 자신이 당 의원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요청했던 것처럼, 당 대표로 이들에 대한 공소 취소 요구로 보호할 것이냐고 물은 것이다. 이에 한 후보는 "정치인으로 당에 요구할 수 있지만, 나 후보는 당시 당직도 맡지 않았고 개인 차원(의 부탁)이었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그게 개인 차원인가? 27명에 (대한 것이지)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습니까? 똑바로 말하세요. 저를 이렇게 모욕하실 수 있습니까?"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어 "우리 (의원) 공소 취소를 하려면 야당 의원도 같이 공소 취소를 해야 하니 같이 해달라고 한 것 아닌가? 제 것만 뺄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사건 당사자가 법무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요구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답변에 "개인 차원의 부탁입니까? 제가 왜 개인 차원의 부탁을 합니까?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옮겨보세요"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 후보가 "당사자의 사건을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요구하면 안 된다"라고 입장을 고수하자, 나 후보는 "개인 차원의 부탁이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분이 당 대표가 되면 정말 (법사위 분쟁을) 공소 취소를 요구할지 상당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원·나 후보는 한 후보의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해서도 함께 비판했다. 원 후보가 한 후보가 주장하는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자, 나 후보도 "동의한다. 특검은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것인데 새로운 안을 낸다는 것은 그들의 술수에 말려들어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동훈 겨냥 …원 "동지 입장인가?" 나 "정치 작동원리 전혀 몰라"
이날 원 후보는 나 후보와 함께 한 후보 비판에 동참했다. 그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마음을 모아줬던 당원이면, 탄핵 사태 이후 패스트트랙 투쟁 거치고 윤석열 정부 탄생까지 정말 지옥을 경험하고 기적을 만든 입장에서 '동지 입장인가?' '우리라는 생각이 있는가?'라는 점에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라고 했다.
이어 원 후보는 한 후보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면서 "유행과 그때그때의 여론을 따라가면 저렇게 되는 것"이라며 "가슴에 피맺힌 투쟁과 회복의 역사 함께해온 당원들의 투혼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에게, 한 후보와 이날 논쟁과 관련해 "정치적 충돌이니, 정권이 바뀌기 전에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서로 재판할 게 아니라 공소 취소를 통해서 양측 모두 재판을 그만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곧 해 왔다"며 "정권 바뀐 다음에 우리 법무장관이라 이런 부분에 의사를 표시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을 마치 개인적 사건의 부탁처럼 말해 제 명예도 훼손됐고, 같이 투쟁한 동료 의원들 명예도 훼손되는 것"이라며 "당 역사는 물론이고, 정치라는 것의 작동원리를 전혀 모르는 분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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