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의 참외농가들이 최근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 원인으로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배수장을 지목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령 농민들에 따르면 고령 다산면 노곡리 참외농가 10여곳은 지난 10일 하우스 60동의 4만3천㎡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당시 하우스에는 황톳물이 15~20cm 정도 찬 것으로 알려졌다.
침수로 참외밭은 쑥대밭이 됐다. 열흘이 지난 현재 참외 줄기는 말라 죽었고 수확을 앞둔 참외 상당수가 썩어버렸다. 농민들은 이번 침수 피해액이 9천만~1억2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민들은 "참외는 조금만 물에 잠겨도 참외줄기가 말라 죽어 농사를 망치게 된다"며 "8월말까지 참외를 수확하지 못해 피해액은 엄청나다"고 했다.
농민들은 침수피해 원인으로 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노곡배수장을 꼽는다. 배수장 펌프 용량이 부족해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로 피해농가는 노곡배수로 인근 1km에 집중됐다.
피해 농민 제종화(61) 씨는 "15년 동안 참외농사를 지으면서 세 번 정도 침수피해가 있었는데 이번이 가장 컸다"며 "펌프를 제때 가동했다면 침수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노곡배수장에는 배수펌프가 모두 4대가 설치돼 있다. 분당 처리용량은 4대를 합쳐 최대 498t 수준이다.
농어촌공사 측은 벼농사를 기준으로 펌프가 설치돼 일정 부분 침수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침수 당시 배수펌프는 오전 5시 2대, 오전 5시 30분 추가로 2대가 가동됐다. 현재 배수장 펌프는 농림부 설계지침에 따라 수도작(벼) 침수 기준으로 설계돼 약간의 침수가 허용된다"며 "참외와 같은 시설채소의 경우 일정 규모로 집단화되면 배수지 펌프 용량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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