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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실수요자 매수 심리 강화로 인한 탓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 시장이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과 유사하게 지방 원정 투자와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 등의 투기적 거래로 인해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실수요자들의 매수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 금리 인하 기대감, 주택 공급 불안 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강화되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5182명 중 서울 외 지역 거주자는 1063명으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925명(17.8%)과 비교해 1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서울 아파트 매입자 중 1061명(21.9%)이 서울 외 거주자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5월까지 두 달 연속 서울 아파트 매매에 참여한 외지인이 1000명을 넘어서면서 지방 원정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서울 아파트 매입자의 20%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2020년 1월에는 서울 아파트 매입자 중 비서울 거주자의 비율이 25%에 달했으며, 2022년 1월에는 23.7%였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비율이 29.1%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1월에는 23%로, 5월에는 20%대로 떨어졌다. 올해 1월과 5월 외지인 매입자 수를 비교하면 564명에서 1063명으로 거의 두 배 증가했지만, 서울 아파트 전체 매입자 수가 1월 2456명에서 5월 5182명으로 증가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 인근의 경기와 인천 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인천의 외지인 매입자는 5월에 429명으로 두 달 연속 400명을 넘었으며, 경기도에서는 5월 807명이 매입하여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만에 8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외지인 매입자 비중은 인천 14.5%, 경기 6.9%로 높지 않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갭투자 우려도 크지 않다. 국토교통부의 서울 아파트 자금조달계획서 분석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승계하여 매매 거래를 체결한 갭투자 비율은 5월 기준 37.3%로 지난해 연말 38.9%에 비해 낮아졌다. 이는 2021년 12월의 60.1%, 2022년 12월의 57%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아진 수치다.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은 투기적 요인보다는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 상승세는 전세 사기 여파 등으로 인해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 억제 정책보다는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불안 완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R114의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소통 과정을 통해 수요층의 불안 심리를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와 같은 수요 억제 정책 위주로 대응할 경우 시장 내 진통과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로서는 양질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대응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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