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S발 대란, 국내 항공사 및 게임 업계 일부 영향…대구·경북은 미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장애
英 LSE 차질·獨 응급실 폐쇄…개막 직전 파리올림픽도 타격
국내 LCC·게임사 10곳에 영향…자체·타사 시스템 적용한 덕분
당국 “추후 문제 모니터링 강화”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애저)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 정보기술(IT) 생태계가 혼란을 겪었다. 항공은 물론 미디어와 금융, 의료 물류 등이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국내는 일부 항공사와 게임 업계에서 피해가 접수됐으며 대구경북 지역의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계 곳곳에서 피해 호소

19일 사이버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 중 문제가 발생하면서 MS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생겼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불편이 초래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850만개의 윈도우 소프트웨어 기반 전자기기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애가 발생한 윈도우 기반 기기는 전체 보급량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항공사와 금융기관, IT업계, 방송, 통신, 병원 등 전세계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항공 분야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1일 오전 7시 30분 기준 세계 항공편 2만9천859편이 지연됐다. 취소된 항공편도 2천424편에 이른다.

영국에서는 런던증권거래소(LSE) 시장뉴스와 일부 플랫폼에 차질을 빚으며 직격타를 입었다. 런던증시 주요 지수인 FTSE 100은 평소보다 20분 지연해 8시 20분부터 산정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매매 시점을 놓치기도 했다. 또 영국 스카이 뉴스가 아침 생방송을 내보내지 못하는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독일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에서는 19일 예정된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실을 폐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개막 일주일을 앞둔 2024 파리 올림픽도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었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IT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해 비상 대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MS 클라우드 오류'가 발생해 몇몇 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이 마비된 1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 이스타항공 발권카운터가 발권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항공, 게임업계 등 피해 발생

MS발 시스템 장애는 국내에도 각종 피해를 일으켰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 3곳과 게임사 등 10개 기업이 피해를 봤다.

국내 항공업계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LCC 3곳의 발권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20일 오전 8시 20분 대구에서 제주로 가는 제주공항 항공편이 40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대구공항에서는 19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발권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수기 발권으로 체크인을 진행하는 등 탑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장애가 발생한 3곳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 이번 사태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보안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과 기관들의 서버와 업무용 PC들이 먹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펄어비스 '검은사막',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일부 게임 사용자들이 접속 장애를 겪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은행과 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또 쿠팡·G마켓·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MS 클라우드가 아닌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운용된 덕분에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경북도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공항공사 관계자는 "다양한 이유로 항공편이 지연되기도 하는데 이번 MS발 장애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보호나라&KrCERT/CC 홈페이지에 오류를 만든 업데이트 파일을 즉각 삭제할 것을 안내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블루스크린 관련 비상대응팀을 구성했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IT 대란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길게는 몇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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