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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조각에 부인사 명문…“고려초조대장경 봉안 근거”

옛터 발굴조사서 ‘符仁寺’ 확인…대구 동구 “이규보 기록 뒷받침”

부인사지 유적전경. 대구 동구청 제공
부인사지 유적전경. 대구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는 팔공산 부인사 옛터에서 우리 역사상 최초 대장경인 '고려초조대장경'을 봉안했다는 근거가 나왔다고 19일 밝혔다.

대구 동구와 대한불교조계종 부인사, 세종문화재연구원 등은 대구 부인사지 요사채 철거부지에 대한 정밀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부인사(符仁寺)' 명이 적힌 기와를 찾았다고 밝혔다. 부인사(符仁寺)명 기와는 1989년부터 진행된 총 9차례의 발굴조사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동구에 따르면 1237년 고려시대 문장가 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에는 '몽골군이 경유하는 곳에는 불상과 불전이 모두 불타 사라졌다. 이에 부인사(符仁寺)에 소장된 대장경 판본도 남지 않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동구는 이를 근거로 부인사가 1232년 몽골 침입 시 화재로 소실된 초조대장경판 봉안처이며, 문헌상 기록을 뒷받침할 기와가 이번에 발굴됐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는 부인사지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진행된 통일신라시대 금당지 권역에 대한 발굴조사로, 지난 6월 1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이뤄졌다.

앞서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부인사 명문기와의 사명에는 符仁寺가 없고 夫人寺, 夫仁寺뿐이었는데, 이런 점은 이곳이 시 지정 문화유산에서 국가 지정 사적으로 승격에 걸림돌이 됐다.

동구청 관계자는 "부인사, 대구시 등과 협의해 부인사지의 국가지정 사적 승격 및 석조 수각 보물 지정, 국가 지정(승격)을 위한 학술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부인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초조대장경 봉안과의 상관관계와 그 의미를 밝히고, 나아가 대구 부인사지의 위상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符仁寺 명문기와 등 3점. 대구 동구청 제공
符仁寺 명문기와 등 3점. 대구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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