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또 오물풍선 살포…군, 대북 방송 모든 전선에 전면 시행

9·19 남북군사합의 후 대북방송 첫 전면 시행
합참 "긴장 고조 행위, 북한군에 치명적 대가"

최근 우리 군이 기동형 확성기 차량 및 장비 운용을 점검하고 확성기를 전개하는 훈련 모습. 연합뉴스
최근 우리 군이 기동형 확성기 차량 및 장비 운용을 점검하고 확성기를 전개하는 훈련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계속되는 오물풍선 도발에 국군은 최전방 지역에서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모든 전선에서 전면 시행하는 것으로 응수에 나섰다.

21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 바와 같이 오늘 오후 1시 부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全) 전선에서 전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진 전방 지역 서부·중부·동부전선에서 일부 확성기를 순환하는 방식으로 방송해왔는데, 모든 전선에서 동시에 전면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대북 방송이 전면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북한의 거듭되는 오물풍선 살포 도발이 있다. 올 들어 북한은 5월부터 오물을 매단 대형 풍선을 남쪽으로 살포하고 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이번이 9번째다. 마지막 오물풍선 살포는 이달 18일이었는데 3일 만에 또 오물풍선을 띄운 것이다.

앞서 북한은 한 대북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도발'로 규정하고 지난 5월 26일 "휴지장과 오물짝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에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이 같이 말하며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몰상식하고 저급하다고 지적했다.

군은 전방지역에 고정식 대북 확성기 24개와 이동식 대북 확성기 16개 등 총 40개의 확성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번에 그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이동식을 포함해 40개가량의 대북 확성기를 전부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방송 시간은 지금과 같이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는 1963년부터 활용된 대표적인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고출력 스피커를 이용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청취 거리가 10∼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과 주민의 동요를 일으킬 수 있어, 북한이 가장 꺼리는 대북 심리전 수단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19일 오후 방송에서는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 참사관의 탈북 소식과 북한의 대남 오물·쓰레기 살포 행위 등을 전했다. 또한 폭염 속에도 전방지역에서 지뢰매설 등 작업을 하는 북한군에게 "지옥과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고도 했다.

합참은 "집중호우로 인해 우리 국민뿐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도 심대한 피해가 있는 상황에도 북한군은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자행하는 전선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 행위는 오히려 북한군에게 치명적 대가로 돌아갈 수 있으며,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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