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성장에 퇴직연금 수익률 뛰었다… 비보장형은 두 자릿수로

금감원 통합연금포털, 2분기 국내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공시
비보장 상품 수익률 DC형 13.16%, IRP 12.78%, DB형 9.06%
"주식·펀드 투자 가능한 비보장 상품 중심으로 수익률 개선"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DGB대구은행 ATM기를 이용하고 있다. 매일신문DB

국내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주식시장 성장 등에 힘입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노후 대비를 위해 퇴직연금을 찾는 투자자가 늘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은 1년 새 27조원 이상 커졌다. 퇴직연금 확대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 퇴직연금 운영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국내은행 12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원리금 보장·비보장 포함)은 모두 207조1천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적립금 179조3천861억원보다 27조8천67억원 늘어났다. 상품 유형별 적립금은 확정급여형(DB) 86조3천747억원, 확정기여형(DC) 64조5천190억원, 개인형(IRP) 56조2천991억원 순으로 컸다.

지난 2분기 말까지 1년간 운용 수익률은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확정기여형 13.16%, 개인형 12.78%, 확정급여형 9.06% 순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에선 확정급여형 3.83%, 확정기여형 3.60%, 개인형 3.35% 순으로 높았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1년 새 크게 올랐다. 확정기여형 수익률이 지난해 2분기 대비 6.89%포인트(p) 올랐고, 개인형 수익률은 6.72%p, 확정급여형 수익률은 4.1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리금 보장 상품 수익률은 확정급여형 0.92%p, 확정기여형 0.76%p, 개인형 0.63%p 올라섰다.

iM뱅크(대구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도 모든 유형에서 상승했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지난해 2분기 5.40~5.81%에서 올해 2분기 9.11~12.17%로, 원리금 보장 상품의 경우 이 기간 2.57~2.90%에서 3.47~3.75%로 각각 늘었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주식시장과 연관이 크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6월 2,564.28에서 지난달 2,797.82로 9.10% 성장했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작년 8조2천90억원에서 올해 11조200억원으로 1.4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 은행 관계는 "증시 상황에 따라 주식·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비보장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 기업이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퇴직금 지급 불안정 등 문제를 해소하고, 노후소득 기능을 높이고자 2005년 도입했다. 2012년 이후 설립한 회사는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설립한 회사는 퇴직금이나 퇴직연금 제도 중 하나 이상을 선택하도록 규정돼 있다. 정부는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의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