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속도 조절 본격화에 가계대출 금리 수준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일각에선 은행들이 '가계대출 조이기'를 이유로 예대마진을 확대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신규 취급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3월 5.04%에서 지난달 5.20%로 0.16%포인트(p) 상승했다. 이 기간 분할상환식(만기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05%에서 4.06%로, 전세자금대출 평균 금리는 4.23%에서 4.31%로 각각 올랐다.
iM뱅크(대구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3월 4.42%에서 지난달 6.04%로 뛰었다. 주담대 평균 금리는 3.61%에서 3.94%로 상승했고, 전세대출 금리는 3.95%에서 3.88%로 소폭 하락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이번 달부터 대폭 오를 전망이다.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를 상향하고 있어서다. 지난 1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은 주담대 혹은 전세대출 금리 0.05~0.20%p 인상을 결정했다.
가계부채 증가세에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자 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선 것이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영향을 받는 '준거금리'에 은행이 책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하는데,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금리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은행들의 가계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 3월 2.94%에서 지난달 3.08%로 올라섰다.
시장금리 수준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오히려 낮아진 상황이다. 은행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경우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3.52%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3.44%)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은행 입장에선 이자 이익을 불리기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은행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지난 3월 1.41%p에서 지난 5월 1.47%p로 벌어졌다. iM뱅크의 경우 0.94%p에서 1.23%p로 확대됐다. 소비자 사이에선 시장금리 인하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대출이자 부담만 커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대출 금리가 1%p 오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이 0.32%p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의 인상과 주택가격 하락, 경제성장률 둔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 가계부실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시장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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