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기차 캐즘' 영향, 배터리 생산도 먹구름

올 상반기 세계시장 성장률 둔화…국내 3사 공장 건립도 제동 걸려
美 대선 겹쳐 불확실성 더욱 커져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에서 더 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체결하는 모습. 연합뉴스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에서 더 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체결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암울한 상황에 처했다. 올 상반기까지 전기차 회사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으면서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배터리 생산도 주춤하고 있다.

22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각국(중국 제외)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225만9천여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04만5천대) 대비 9% 상승했다. 지난 2022년 1~5월 대비 지난해 37.3%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이 상당히 둔화한 셈이다.

특히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주요 시장인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최근 부진한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가 발표한 2분기 신차 등록 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캘리포니아 지역에 등록된 테슬라 신차 대수는 5만2천211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천827대 대비 24.1% 감소한 수치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여전히 적자 상황이다. 리비안은 올 1분기 15억달러 적자를 냈고, 2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루시드는 2분기 차량 생산량 및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깜짝 실적을 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포함) 판매 조사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 미국계 기업 상반기 전기동력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0.5%p 증가에 그쳤다. 유럽계 기업은 지난해 대비 14.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해외에서 추진 중인 공장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달 미국애리조나 주에 단독으로 건설 중이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 사업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했다.

LG엔솔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엠티엄셀즈도 미국에 건설하던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오는 2026년 인디애나주에 30GWh 배터리공장 구축을 예정한 삼성SDI와 GM 합작 공장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드는 SK온과 배터리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 켄터키 2공장 가동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KAMA 관계자는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전기동력차 관련 정책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이 포스트 캐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등 투자인센티브 제도를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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