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서방과의 갈등에 맞서기 위해 경제·기술·군사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지난주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는 중국어 2만2천여 자 분량의 '진일보한 전면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당 중앙의 결정'(이하 결정)에 이런 의지를 담았다고 보도했다.
총 60개 조항, 300여개 개혁 과제로 이뤄진 결정은 향후 5년간 진행되어야 할 광범위한 대책을 담고 있다.
전날 관영 신화통신은 "3중전회 결정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인구 통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차원에서 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기술 인재 풀을 확대하면서 도농 간 격차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통신은 결정에서 "중국 주요 산업 체인의 안전과 전략적인 군 억지력을 부양하는 차원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이 더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3중전회 결정은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대(對)중국 압박을 극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경제·기술·군사력 동시 강화에 주력해 중국몽을 이뤄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EU(유럽연합)의 첨단기술 접근을 차단한 대중 디리스킹(위험 제거)과 고율 관세 폭탄, 우크라이나전쟁·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을 빌미로 한 서방의 대중 압박이 중국이 풀어야 할 최우선 현안이다.
SCMP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80주년(2029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인 이번 3중전회 결정의 성공적인 이행이 2035년 현대 사회주의 중국을 건설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3중전회 결정은 2012년 10월 18차 당대회에서 공산당 당서기에 오른 뒤 2013년 3월 국가주석을 겸하게 되면서 시진핑이 강조하고 나선 '중국몽'과 연관이 있다.
1단계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고 2단계로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완성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마치며,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이룬다는 게 중국몽의 골자다.
샤오캉 사회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면,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는 경제·군사·외교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뛰어넘어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3중전회 결정엔 중국의 대외 정책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SCMP는 주로 통일된 시장 규칙, 공정하고 일관된 규제 틀, 시장 진입 및 경쟁 제한 철폐, 지방정부의 재정적 어려움 해결 대책, 민간 부문에 대한 지원 약속, 반도체 칩·산업용 머신·첨단소재 등의 공급력 회복 및 보안 강화 정책, 국가적 비축 시스템 개선책 등 중국 대내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3중전회 결정 대부분이 중국 국내 문제에 할애됐다는 건 중국 지도부가 안정과 진보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는 중국이 자신을 더 강하게 해 외부 도전에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결정에 중국은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핵심 이익 수호를 위해 "전략적 억제력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영역, 질적 전투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군사 개혁 및 역량 강화 대책이 담겼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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