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격랑에 휩싸였다. 대선 100여 일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 포기를 전격 선언해서다.
바이든이 후보를 사퇴하면서 민주당도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욱이 상대는 막강한 전력을 보유한 전직 대통령 출신이다. 암살 미수 사건 이후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를 주도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고령(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후보 사퇴의 직접적인 이유다. 그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자주 넘어지는가 하면 말실수가 잦아 구설수에 올랐다. 그럼에도 대통령직 수행 가능 여부까지 논란이 확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처참히 무너지자 건강 이상설이 급부상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지력 논란이 재연되자 지지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폭발했다. 당 안팎 여론도 급격하게 사퇴 불가피론으로 쏠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도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미수 사건을 겪으면서 단호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자 여론이 유리하게 움직였다. 일부 중도층과 무당층도 트럼프를 호의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정당대회를 거치면서 컨벤션 효과를 통해 선거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것도 바이든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웠다.
민주당 고위층에서 바이든 사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우 전 하원의장의 압박이 결정적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직접적인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TV 토론 이후 "토론을 잘 못할 때도 있다"며 여전히 바이든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적으로는 침묵했다. 바이든이 위기에 몰렸을 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사퇴 여론의 배후 조종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며 후보직 사퇴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사퇴 요구도 한몫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개별적으로 만나 사퇴를 권유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일 "출마 여부 결정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일"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 3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고, 선거자금을 대는 '큰 손'들은 물론 일반 당원들도 등을 돌렸다.
그럼에도 21일까지도 대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던 바이든이 전격 후보를 사퇴한 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경합주를 중심으로 트럼프와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일단 버티면서 역적의 기회를 노린다는 전략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기부금이 급감하면서 선거운동을 끝까지 끌고 갈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후보직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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