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국외연수 기간동안 과한 음주로 물의를 빚은 달서구의회(매일신문 6월 3일·5일)가 외유성 논란은 덮어둔 채 동료의원들의 비행 등을 폭로한 다른 구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구의회 안팎에서는 윤리위 회부 적절성을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22일 달서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는 지난 18일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A구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각 상임위별 3명씩 선정된 윤리특별위원회는 추후 자문위원을 추가로 선임해 징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징계요구안을 대표 발의한 무소속 이영빈 구의원은 "A구의원이 'B구의원이 만취 상태로 비행기에서 실신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정황을 확인했고, 의회 차원에서 이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며 "징계요구안을 제출하기 전까지 A구의원에게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구의원은 "이 사안의 본질은 외유성 해외연수를 막기 위한 반성과 새로운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인데 의회 차원에서 제보자를 찾아내 윤리위에 회부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나는 사실관계만 확인해줬을 뿐 허위제보를 한 적이 없다. 여러 증거를 통해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달서구의회는 지난 5월 6박 8일 호주, 뉴질랜드 일대로 국외연수를 다녀오는 동안 술판을 자주 벌여 '부실 국외연수'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의회에 사실관계 조사 및 징계조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A구의원이 폭로한 부실 연수 의혹 등 '메시지'는 뒤로하고 내부의 이야기를 밖에다 퍼뜨린 '메신저'만 공격하는 모양새"라며 "술을 만취 상태로 먹었다는 것보다 연수 자체가 부실했는지를 따지는 게 우선인데 구의회가 점점 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A구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은 달서구의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의원은 "당초 구의원들 간에 감정싸움으로 시작된 일이 구의회 전체로 번져나가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선 차기 선거를 노리고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실제로 A구의원 징계를 찬성한 상당수 의원들이 당시 호주, 뉴질랜드 현장에 없어 정확한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A구의원 윤리위 회부를 두고 달서구의회에서도 찬반이 갈리면서 향후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민우 달서구의회 의장은 "12명의 의원들이 징계요구안을 제출한 만큼 윤리위에서 명확하게 조사를 이어가야 할 문제"라며 "조사 외에도 갈등을 겪는 의원들이 서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중재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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