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대구 한 특수학교 사회복무요원들, 장애인 학생 폭행 의혹

특수교사와 사회복무요원, 학생 폭행 의심 장면 CCTV에
피해 학생 부모 "온 몸에 멍자국, 발길질·주먹질 봤다"
가해자 지목됐지만 1명 제외하고는 모두 부인
성서경찰서, 자료 확보하고 조사 착수… 교사 가담여부 확인 중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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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소재의 공립 특수학교인 세명학교에서 근무 중인 사회복무요원들과 교사가 장애인 학생을 수차례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의 전말은 피해 학생 A군의 부모가 지난주 세명학교 학부모들이 교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항의글을 올리면서 드러났다.

이 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A군 부모는 학교를 다녀온 A군의 몸에서 폭행 흔적으로 의심되는 멍 자국들을 발견했다. 당시 이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A군의 얼굴과 목, 발뒤꿈치 곳곳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파랗게 멍들어 있었다.

A군의 부모는 다음날 세명학교를 찾아 CCTV를 확인했다. 이들은 CCTV 영상 속에서 폭행으로 의심되는 장면을 여럿 포착했고,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은 총 4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A군 부모가 A군을 폭행했다고 지목한 사람은 학교 돌봄교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3명과 특수교사 1명이다.

A군의 어머니는 항의글에 "CCTV 영상 확인 결과 가해자들의 폭행은 주로 돌봄교실로 이동하는 과정이나 돌봄교실 옆 심리 안정실에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영상 속에서 아이에게 발길질을 하거나 몸에 올라타 주먹질을 했다. 종이를 길게 말아 복부를 수차례 찌르기도 했다"고 적었다.

CCTV영상을 함께 확인한 학교 관계자는 A씨 가족에게 먼저 형사 고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세명학교는 지난주 폭행 의혹을 받는 4명을 대구성서경찰서에 고발했다.

세명학교 관계자는 "사건 인지 직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학생들과 즉각 분리 했으며, 현재 경찰 수사에 협조 중"이라며 "일부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라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렸다가 후속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교 측은 다른 피해사례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성서경찰서는 지난 18일에 이어 지난 22일에도 학교를 방문해 CCTV영상 등 조사 자료를 확보했다.

성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CCTV영상을 분석 중이다. (이번 사건에) 아동복지법이나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A군 부모는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등 장애인 인권 단체들과 오는 24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동시에 장애인 학생에 대한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사회복무요원 1명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는 반면, 나머지 3명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의 부모는 "이들 중 2명과 대면했지만, 사과는 못 받았다. '죄송하다'고 해놓고는 '폭행한 적은 없다' 하는데, 그건 사과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취재진은 가해자로 지목된 네 사람에게 세명학교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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