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각) 11월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민주당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대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 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리턴매치로 일찌감치 결정됐던 미국 대선 구도가 당분간 혼돈의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 남겨 놓은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상황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가 중도 포기하면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은 9월 전 새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동시에 당내 통합을 이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숙제를 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를 두고 내홍을 겪으면서 이탈한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야 하는 과제도 남겨졌다.
바이든이 지지 의사를 밝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새 후보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이후 24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였다.
주변 환경도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경쟁자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을 겪으면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대세를 형성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걸려 다시 발이 묶이는 등 악재가 계속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등을 돌리면서 결국 당 안팎의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 선정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후보 선출까지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다음 달 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안팎에서는 흑인·아시아계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대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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